"50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지만"
한눈에 포착된, 거의 흰색에 가까운 풍성한 헤어 컬러.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저런 색깔, 그리고 저런 '결'이 나올까 궁금하기도 했다.
딱 그 정도로만 생각하며 그와의 거리를 좁혀나갔는데, 앞모습을 보고는 정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그가 '갑자기'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린 탓에― 아무도 없는 새벽,
묘한 기운에 온몸이 떨리는 것과 같은 그런 느낌을 대략 1초 정도 받기도.

스트리트 패션 칼럼 : 거리 패션의 종결자

   하지만 놀라움 뒤에 든 생각은 '스트리트 패션의 종결자'라는 것.


딱 들어맞는 핏의 청바지와 카디건, 튀지 않지만 은은하게 화음을 맞춰주고 있는 시계. 그야말로 모범적인 패션이었다. 백팩엔 전공 서적이 한바구니 정도 들어있을 법한 그런 분위기이기도 했다. 그래서 더 놀랐는지도 모른다.

만약 옷차림에서부터 남다른 기운이 느껴졌다면 덜 했을 것이다.
충분히 상상할 수 있고, 또한 그럴 만하다고 여길 수 있는 복장이나 환경이었다면 '짧은 외마디의 비명'을 내가 주책없이 내지르진 않았을 테니까.

물론 그랬다면 효과가 덜했을 것 같기도 한데(그래서 여전히 아쉬운 건 바로 그 머리카락 휘날리던 뒷모습을 사진으로 담지 못했다는 점!), 좌우지간 그가 노린 '반전'은 대성공이었다.

이런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


그래서 나는 대뜸 요렇게 물었다.
"혹시 퍼포먼스나 홍보 이벤트를 하는 건가요?"

요즘 '페이크 리얼 이벤트'가 워낙 넘쳐나는 탓에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짐작했던 것.
게다가 목줄 또한 잊지 않았으며, 함께 있던 일행 중 한 친구가 시종일관 이 목줄을 자연스레 잡고 있었으니― 더더욱 의구심이 들 법도 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런 모습으로 한번 돌아다녀보고 싶었을 뿐>이라고.


사실 거리 패션에서 이같은 컨셉츄얼한 패션은 '이벤트나 특정 행사장'을 제외하곤 일상에서 마주하기 쉽지 않은데, 이를 사람 많은 길거리에서 시도하는 이들의 모습은 꽤나 유쾌해 보였다. 뿐만 아니다.

'테마 스타일링'을 패션의 한 영역으로 확장시키기 위한, 스트리트의 한 단면이 읽혀지기도 했다. 이를테면 '패션은 곧 즐거운 놀이'여야 한다는 것. 혹은 그렇게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특히
일행 중의 또다른 친구였던 이 분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저 과감한 브로치를 비롯 '단추(사진상 좌측 어깨 부분에서 아래로 단추가 이어진다)의 위치가 돋보이는 흰색 상의'는 직접 주문 제작해서 만든 옷이라고 한다. 단추를 풀면 옷의 형태가 달라지도록 디자인한 옷인데, 이 속엔 <즐기면서 옷 입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한국 사람들은
옷입기 경쟁을 하는 것 같아요"라는 외국인들의 말처럼, 한때 우리나라 패션계의 화두 중 하나가 '우월감 표현과 과시욕'이기도 했지만, 이처럼 컨셉츄얼한 스타일을 통해 삶을 즐기고자 하는 친구들을 접하며 든 생각은―


머지않아 '그런 말'도 그저 옛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예감과
한국의 거리 문화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
더불어 그런
풍부한 다양성이 곧 모두가 존중받는 하나의 길이라는 점!

   그래서 앞으로 이렇듯 자신만의 방식으로 옷입기를 즐기는 <거리패션의 종결자>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래 추천 버튼도 꾸욱 눌러주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1. 명섭이 2011.04.14 09:2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헉! 깜딱 놀랐어요^^;;

  2. 최정 2011.04.14 09:25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나도 한번...........도전해보고 싶네요

  3. 옥이(김진옥) 2011.04.14 11:04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와우~~ 정말 놀랍네요~

  4. 핑구야 날자 2011.04.14 12:06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허걱,,,, 너무 파격적인데요...

  5. ★안다★ 2011.04.14 12:55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켁...저는 저런 종결자는 부담스럽습니다...
    하지만 마스크는 멋지네요~헤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6. 레오 ™ 2011.04.14 13:57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늑대인간 ...이군요 ㅋㅋㅋ

  7. 소춘풍 2011.04.14 22:41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그런 말~ 이라는 말..^^


글 구독하기-아래 버튼만 누르면 된답니다.

+RSS FEED 다른 글 읽어보기
 
블코 추천버튼한RSS 추가버튼구글리더기 추가버튼
※패션쇼 5시간전,백스테이지엔 무슨 일이?
※패션쇼에서 만난 스타들
※페트병과 폐그물이 유니폼으로 변신?
※낡은 청바지의 적나라한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