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25만명이 몰렸다는"
해운대. 이를 증명하듯 인근 대부분의 편의점 삼각김밥도 동났다. 3만리(?)를 걷고 또 걸어 후미진 곳에서 겨우겨우 삼각김밥을 얻어먹었을 정도. 간단한 간식거리는 미리미리 챙겼어야 했다. 해운대에선 삼각김밥도 우습게 볼 먹거리가 결코 아니다. 골목을 돌아나오는 길엔 숙박업소 직원과 가격 흥정을 벌이는 피서객도 보았고, 모퉁이에 앉아 길바닥을 바라보던 멍멍이도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스트리트 패션 칼럼 : 해운대

   눈에 띈 분들이 계셨다.


세심하게 동여맨 스카프 위로
야자수 나뭇잎처럼 흘러내리는 머릿결이 특히 인상적이었던 분. 무엇보다 스커트의 무늬와도 잘 어울렸으며, 이를 소화하는 센스도 돋보였다. 그리고 얼굴형에 똑 들어맞는 선글라스는 복고적인 스타일에 세련미를 더해주고 있다.


토요일 오후 3시. 해운대 앞 횡단보도의 인파는 절정에 달한다.
건너가는 사람과 건너오는 사람이 딱 대칭을 이루는 구조. 불현듯 서로서로 손을 잡고 왈츠를 추는 상상도 해봤지만, 그보다 안전이 우선.

빨간색 호루라기는 혼잡한 상황 속에서도 단연 질서를 되새기게 한다.


여름 해운대는 바쁘다.
춤추듯 넘실거리는 파도. 스텝을 밟는 듯한 발걸음. 그리고 하늘 위에서 순찰 중이던 헬리콥터 소리는 흡사 클럽 사운드처럼 들리기도 했다. 여기에 뜨겁게 내리쬐는 강렬한 자연 조명에 이르기까지, 해운대를 무대로 한 움직임은 쉴 틈이 없다.
그래서 놀다보면 어느덧 고요함이 그리워지기도 하는데―


딱 그 순간에 만난 분.
머리핀에서부터 블라우스와 스커트 · 가방으로 이어지는 무늬의 그라데이션, 그리고 이 흐름의 중심을 잡고 있는 장중함은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청량하기만 했다.


오색찬란한 해변 패션.
트렌디하면서도 멋진 사람들이 넘쳐나는 모래사장과 현란한 색상의 파라솔.
그러나 눈이 금세 피곤해진다.

꽤 유명한 유럽 패션 브랜드의 매니저인 그녀는
포인트를 절제하고, 무채색과 단색으로 바캉스 룩을 마무리했는데―
여유로움이 은은하게 잘 드러나는 패션이었다.


휴가철이 되면,
특히 해운대를 피서지로 택하면,

뭘 입을지부터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마음가짐이다. 해변의 멋과 시원함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자 하는 것. 마음의 짐을 살짝 내려놓을 준비를 갖추는 것.
그래도 걱정거리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정장 바지를 무릎 위까지 접어올리고 과감하게 구두를 벗는 것.
  해운대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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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돌양 2011.07.25 10:05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저도 패션감각이 있었음 좋겠네요 ㅎ

  2. 꽃집아가씨 2011.07.25 10:06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시원한 물앞에서는정장도 걷을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거 같아요
    구두를들고물에 발담그면 그것보다 시원한것이 있을까요^^

  3. 히어로제로 2011.07.25 10:06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일상 속에서 잠시의 휴식이네요 ^^,,

  4. 수정 2011.07.25 10:24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한주가 되세요 ^^

  5. 주리니 2011.07.25 10:29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제가 부산에 살땐요...
    여름철엔 절대로 안갔죠, 사람들로 너무 붐벼서...
    그런데 애들 방학때가 아니면 부산을 못가는 저로선
    이번주말에 부산엘 가면 어느 해수욕장으로 갈까 고민중인데...
    참 멋지게 입으신 분들도 많네요. 그런데 쓰레기는 정말 가져갔슴 좋겠어요.
    꽤 눈쌀 찌푸리게 만들거든요^^

  6. 카라의 꽃말 2011.07.25 11:09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잘보고갑니다. 마지막 사진 ....
    시원해보여요...ㅋㅋ 즐거운 한주 되시고요~ 파이팅~

  7. GH 2011.07.25 14:16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나 추천안했는데, 추천했다고... 진짜루 추천하고 싶은데, 추천이 안되서 속상한 일인 글 잘 읽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8. 핑구야 날자 2011.07.25 17:4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붐비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사진을 보니 좋습니다. 특히 노신사.. 마음은 청춘인데..

  9. 유머나라 2011.07.25 19:48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해운대, 정말 좋지요, 산책하기에도~

  10. CAR KOREA 2011.07.25 23:24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바다를 바라보는 영감님의 바지 걷어부친 뒷모습..웬지 멋진것 같네요

  11. 모그모그 2011.07.26 16:02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왈츠를 추는 상상을 하셨다는 부분이넘좋네요~
    예전 포스팅은 그런면에서참 재미있었는데 요즘은 많이 줄어든듯 보여요. 지치신듯도~~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_^

    • 하얀 비 2011.07.26 21:35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엇! 그런 것까지...^^.
      모그모그님께서 말씀하셨던, 예전 포스팅.
      저 역시 그땐 무척 재미있게 글을 썼던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 지금은 많이 딱딱해진 듯...
      날씨 탓도 있겠지만, 즐겁게 쓰도록 마음을 다스려야겠어요.

  12. newbalance 2011.07.27 11:05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휴가철 많은 인파가 모이는 곳이어서 그런걸까요?
    무엇보다 색감이 다들 예술이시네요. 깔맞춤. 이거 보통 내공으로는 안되는건데^^
    특히 붉은 옷 입은 어머님 사진, 너무 곱고 예쁘시네요.

  13. PinkWink 2011.07.27 19:37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해운대... 저 사실.. 해운대를 여름에 간적이 없어요.. ㅎㅎㅎ
    주로 겨울에 자주 가서 잠쉬 쉬다 온적이 많아요..^^
    마지막 한 할아버지의 사진에 오랫동안 눈길이 머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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