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척
흥미롭게 읽고 있는 책이 있다."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뉴욕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했다는 저자 '이장희'의 아직은 따끈따끈한 2011년판 신작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는 우리의 혼이 담긴 핫플레이스를 농염하게 표현하고 있다. 일러스트는 생동감이 넘치고, 글은 진솔함으로 가득하다. 역사와 시대정신을 포착하는 예리한 시각은 그 중에서도 백미. 오죽하면 길을 걷다가 '너무너무 읽고 싶어서 바위에 앉아 읽을 정도'였을까.

스트리트 패션 칼럼 : 명품의 시간을 찍다

  경복궁에서부터 인사동과 약현성당.
  지금은 사라진, 수령 300년된 백송과 명동의 시민정신 등등
거리 곳곳에 자리잡은 '시간'을 파헤치는 과정은
제시카의 추리극장만큼이나 흥미롭고 위트가 넘치며, 그 역사를 복고하는 과정은 CSI 못지 않다. 인간미의 건축학적 미학과 이를 관통하는 문화와 역사. 그리고 이 모든 걸 떠받치고 있는 '시간'이 지니는 가치 등등.

서울의시간을그리다풍경과함께한스케치여행
카테고리 시/에세이 > 테마에세이
지은이 이장희 (지식노마드,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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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특별함을 희소성에서 찾는 저자의 발걸음은
그 자체로 의미있는 행보다. 건물 안 창가에서 바라보는 풍경의 아름다움마저 그 건물의 희소성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은 실로 놀랍기만 했다.


명백히
희소성은 개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도시도 그러하고, 사람도 마찬가지다. 특별하다는 것은 우열을 가리기 위함이 아니라, 그가 지닌 개성의 또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명품이란 바로 이 과정에서 싹튼다.
여기에 사람의 섬세한 손길이 더해지면,
그 빛과 시간의 역사는 영속성으로 발현된다.

똑같은 풍경이라 할지라도 건물 안 창가의 각도에 따라서 다르게 보이고,
똑같은 가방이라 할지라도 들고 다니는 사람에 따라 달라 보이는 것 역시 바로 이같은 '손길' 덕분이다.


손길이 제대로 묻어나면
그제서야 가격이 지닌 사치스러움은 사라지게 된다. 엄마가 물려준 가방이 본래 가격과 브랜드 정체성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처럼, 손길 역시 쉽게 정가할 수 없다.


그리고 비로소 그 가방은 그 사람만의 개성이 되고,
또한 희소성을 갖게 되며, 특별한 매력을 부여받게 된다. 사치품이 아닌 '진정한 명품으로서의 가치'는 만든 이의 장인정신 뿐만 아니라, 이처럼 지니고 다니는 이의 손길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의 모습을 보면,
자신의 희소성을 오로지 상품에 기대려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그래서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희소성을 사려든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일부 패션 브랜드의 일부 아이템을 제외하면(또 그마저도 짝퉁 탓에 의미가 희석되지만), 요즘같은 대중 사회에서 패션 상품의 희소성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탓에 길을 걷다가
'내가 든 것과 똑같은 가방을 보게 되면' 괜히 기분이 상하고, 당연하다는 듯이 또다른 신상과 한정판에 눈길을 돌리며, 사치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얼마 전 보도된
명품 소비와 관련한 몇몇 사건(회삿돈이나 남자친구 카드로 몰래 억대의 명품을 구입하는 등등)도 이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

즉, 오직 패션 브랜드와 그 아이템의 정체성에 기대어
자기 자신의 가치를 찾고자 하는 소비 형태로는 결코 희소성을 기대할 수 없다. 특히 명품 대중화 시대로 들어선 요즘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열 개를 사든, 백 개를 사든 만족을 못한다.

하지만 그 가치를 자신의 손길에서
찾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손길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디자인이 같은 가방이더라도 나만의 손길이 묻어나면, 그 자체로 남과 다른 '특별함과 희소성'을 지니게 된다.

또한 내 손길이
유일무이한 디자인으로 재탄생하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비록 그 시작이 브랜드였다 할지라도, 그 종착역은 내가 되는 셈이다.

그러므로 만약 진정한 명품을 찾고자 한다면
   내 손길의 가치부터 먼저 생각해보도록 하자. 그럼 한결 차분해진 자신의 내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래 추천 버튼도 꾸욱 눌러주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1. 2011.08.13 09:16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비밀댓글입니다

  2. *저녁노을* 2011.08.13 09:48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명품...그냥 내 형편껏 사는 게이지요.ㅎㅎ

    잘 보고갑니다.

  3. landbank 2011.08.13 09:5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멋지네요
    덕분에 잘보고 갑니다

  4. 사랑해MJ♥ 2011.08.13 09:5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음..
    중간에 공감가는거 보여요 ㅋㅋ
    저도 정말 큰맘먹고 똥 티볼리샀었는데 ㅡㅡ
    사람들이 너무 많이 든거예요.. 특히 짝퉁도 많고 흐흐흑
    지금.. 고히 모셔두었습니다요;;

  5. 핑구야 날자 2011.08.13 12:35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남대문이나 동대문에 가면 의외로 착한 디자인을 볼 수가 있더라구요

  6. 센스퀸 2011.08.13 14:08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7. 유머조아 2011.08.14 09:38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사진 속의 명품, 정말 멋지네요~

  8. 스킨미소 2011.08.14 10:19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주는 제품이 진짜 명품이 아닐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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