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전 국민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던 소녀.
그 이름만으로도 한국 육상의 전설로 남아있는 사람. 오보로 인해 '라면의 상징'이 되었던 육상 선수. 1986년 최고의 스타라 해도 과언이 아닌 한국 육상의 전설을 만났다. 사실 난 안타깝게도 그녀의 얼굴을 선명히 기억하진 못했다.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도, 왜 줄 서 있는지도 몰랐고, 해외 취재기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어도 그 이유를 도통 알 수 없었다. 자칫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상황.

매표소 여직원인 줄 알았는데...



하지만 비록 얼굴을 쉽게 알아보진 못했어도,
'임춘애'라는 이름 석 자는 뇌세포 속에 너무나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중·고등학교 체육 시간마다 그녀의 이름을 들었고,
선생님들께선 마치 그녀의 이웃집 오빠인 양 '임춘애 신화'를 들려주곤 하셨다. 그때도 역시 '라면은 단골 메뉴'였고, 활활 타오르는 성화마냥 헝그리 정신을 강조하셨다.

6년 내내 그랬다.


"86 아시안 게임 육상 3관왕 임춘애 선수의 사인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랜 학습 덕분인진 몰라도
안내 방송을 듣자마자 퍼뜩 '라면'부터 떠올렸다.
배우 송강호의 이름을 널리 알렸던 영화 <넘버3>의 명 장면과 함께.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던 곳은
꽤 많은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던 어느 대기업의 홍보 부스 앞.

그런데 대체 어디서 사인회를 한다는 걸까, 싶었다.
사실 몇 분전부터 그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테이블 앞에 줄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
홍보 부스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표 끊고 있나?' 라고만 여겼었다.


또 정작 안내 방송을 듣기 전에 몇 번씩이나!
테이블에 앉아있던 어떤 여인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매표소 직원'이겠거려니 했었다.


참고로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가 열리는 대구 스타디움 주변은
'줄 서기'가 익숙한 풍경이다. 음료수 하나를 사려고 해도 줄 서야 하고, 떡볶이를 사먹으려고 해도 줄 서야 한다.

물론 그녀의 옷차림이 보통의 매점 직원과는 확연히 달랐고, 또 여느 대기업 부스 직원과도 달리 유니폼을 입진 않았지만, 기업의 이미지를 고려하여 '차분하면서도 품위있게 옷을 갖춰 입었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말았다.


심플한 액세서리.
검정색 시스루 블라우스.
헤어 컬러와 조화를 이루는 옷깃과 견장.

대기업 매표소 직원은 역시 옷차림도 우아하구나 싶었는데!

안내 방송을 하던 분께

"임춘애 선수가 어디 계시냐?"고 여쭸더니,

매표소 여직원인 줄 알았던 그녀가


86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세 개씩이나 땄던
전설의 임춘애 선수였다.

'아, 이런 무례한 착각을!!'

순간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집에 와서 대략 웹 서핑을 해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 없는 헤어스타일이었다. 물론 머리카락 색깔은 바뀌었지만.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한국 육상의 전설을 만났던
지난 8월 28일 일요일. 전설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던 우사인 볼트는
   남자 100미터 결선에서 그만 부정 출발로 실격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래 추천 버튼도 꾸욱 눌러주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1. 핑구야 날자 2011.08.29 12:40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임춘애 선수 정말 오랜만이네요...

  2. 위민수 2011.08.29 13:38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아하..그런실수를..
    난 86년 아시안게임끝나고 부산쪽으로 임춘애선수 사인회인가하러왔다가는길에 김해공항에서 비행기 기다릴때 그곳에서도 많은?사람들이 줄서서 사인을 받기에 나도 한장받아놨는데..
    이사다니고 어쩌다보니까 잃어버렸습니다..
    그때에는 앳띤여고생티가 팍팍났었는데 어느새 아름다운 여인네로 변해있었군요..
    예나지금이나 얼굴모습도그렇고 이웃집 여동생같아서 기분이 매우좋네요..

  3. 코기맘 2011.08.29 13:52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아..너뭄 방가운 임춘애선수시네요..
    mbc에 작년 예능에 나오셔서 달리기하셨느네 아직 노장은죽지않았다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요즘엔 멋진엄마로 변신하셨던데..훌륭하세요!!

  4. 2011.08.29 15:01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비밀댓글입니다

  5. 방가방가 2011.08.29 16:17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라면만 먹고서 86 아시안게임에서 금매달을 딴 우리의 임춘애선수...

  6. 봄시민 2011.08.29 16:18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멋집니다 임춘애님

  7. 불사파 2011.08.29 17:54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8. dkdk 2011.08.29 20:01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와우!!!!! 복 받으셨네요!

  9. 옛추억 2011.08.29 21:39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그시절 라면 먹고 뛰었다는 눈물나는 사연이 기억도 생생합니다.
    부디 행복하시길...

  10. 전문모 2011.08.29 22:4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임춘매녀사의 차분햔 표정에서 인간됨을 엿 볼수있어 더 아름답다

  11. 전설은... 2011.08.29 22:51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아이고! 임춘애님을 몰라뵈다니...우선 사진만으로도 따~~악 알아보겠구만...대구에서 멋진 추억을 남기셨군요.

  12. 중요한건 한가지 2011.08.29 23:16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멋지분이네요 그때 저는 어려서 모르지만 항상 행복하시길 빌겠습니다.

  13. 천안함기능사 2011.08.30 04:24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중국선수들을 저 만치 뒤로 따돌리고 질주하던 그 모습...............그것은 대한민국에서 처음 있었던 중장거리 모습이었습니다. 최고였습니다.

  14. 춘애오빠 2011.08.30 05:32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춘애야 오빠다...86년 니가 피니쉬 하고 쓰러져 있을때 수건 들고 뛰던 오빠...몰라보게 세련되졌네 춘애


글 구독하기-아래 버튼만 누르면 된답니다.

+RSS FEED 다른 글 읽어보기
 
블코 추천버튼한RSS 추가버튼구글리더기 추가버튼
※패션쇼 5시간전,백스테이지엔 무슨 일이?
※패션쇼에서 만난 스타들
※페트병과 폐그물이 유니폼으로 변신?
※낡은 청바지의 적나라한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