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

설마하니 각설이가
명품 티셔츠를 입고 공연하겠는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신반의했었다. 정교하면서도 깊이감이 묻어나는 그 티셔츠는 분명 패션쇼 런웨이에 올라온 것과 너무나 흡사했기 때문이다. 정재형이 입어 화제가 된 '구멍숭숭 티셔츠'를 각설이가 입고 있다니! 게다가 공효진과 이민호도 입었던 옷이지 않던가. 그런데 알고보니

진짜 웃기는 패션

    오래 전부터 입고 다니던 옷이란다.


섬세한 커팅과
자연스럽지만 균형잡힌 의도적인 배열.
여기에 알록달록한 액세서리와 배춧잎 한 장으로 포인트를!

요즘 유럽 명품 패션이 눈독 들이고 있는
리얼 스트리트 룩이다.


정말 오래 입은 듯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다소 과감해 보이는 펀칭 디테일은 원래 그렇게 찢었다기보다는,
오랫동안 반복한 세탁의 결과.

건조시킨 뒤
옷걸이에 걸지 않고 검정색 비닐봉지에 넣어 보관한 듯한 베스트는
파워 빈티지 룩의 정점이기도 했다.


두서없이 오려붙인 듯한 패치워크 장식과
맘대로 처리한 바지 밑단은 구멍난 셔츠와 통일성을 이루었고,
짝짝이 양말과 구멍난 고무신은 옷차림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거야말로 진정!
파리나 런던, 뉴욕의 펑크 룩과 차별성을 갖는
<한국식 펑크 패션>.


부러 심혈을 기울이지 않은 막 바느질 솜씨와
컬러 조화 따위는 신경쓰지 않겠다는 듯 자신의 감성대로 배열한 각각의 조각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패션에 대한 상식을 뒤엎는 것이기도 했다.

조선 후기 마당놀이가 그러했듯,
그리고 양반을 풍자한 탈놀이가 그러하듯,
각설이 공연은 하이패션을 풍자하고 또 자본을 비웃는다.


올 가을 주목해야 할
'땡땡이 원피스'도 등장.

그리고 외투 삼아 입은 흰색 셔츠 위에
각종 조각보를 덧대고, 강렬한 분홍색 스타킹을 매치함으로써
복고적인 무드를 연출했는데―


영화 <수잔을 찾아서>에 나오는 마돈나같은 느낌을 주기도.
여기에 검정색 플랫슈즈를 더하여 활동적인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켰다.

또 어디 그뿐일까.


시스루 룩과 란제리 룩의
파격적인 결합 등등.

각설이 공연의 또다른 볼거리는 단연 패션이다.
노래와 춤, 익살스러운 입담이 공연의 주된 내용이지만,
그들의 패션을 보는 재미도 이렇듯 솔솔하다.

게다가 패션에 대한 기존의 관념과 상식을 전복하는
이들의 옷차림은 히피적인 느낌마저 준다.


그래서 이들의 옷차림에 나름대로 이름을 붙이자면,
이른바 <넝마패션>.

낡고 해지고 구멍난 옷은 반드시 버려야 한다는,
그리고 짝을 맞춰서 입고 신어야 한다는,
일종의 정형화된 상식을 가볍게 무시하는 패션인 셈이다.


물론 다분히
'웃기기 위한 옷차림'이자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

또 그들이 바라던대로
진짜 <웃기는 패션>이었는데―

웃다보면 어느샌가 꽉 막힌 속이 확 트이는 기분이 들기도.
이를테면 잃어버린 삶의 한 요소를 되찾은 느낌이랄까.
   비록 아름답진 않더라도, 적어도 그들의 옷차림에선 우리가 가끔 잊고 사는 감성의 자유로움이 듬뿍 묻어나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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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멀티라이프 2011.09.24 10:32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ㅋㅋㅋㅋㅋㅋ
    재미있네요 ㅎㅎ
    창의성이 돋보이는데요 ㅎ

  2. c.e.e.d 2011.09.24 11:0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헐....
    보기엔 재미있어도 난 절대 못 입어!

  3. 하늘천~~ 2011.09.24 11:14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가볍게 웃어 넘길 장면을 저토록 전문성을 넣어 해석하신 님의 센스가 더 감동적~~~~~

  4. 으흐흐 2011.09.24 11:44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사진보다 설명이 더웃김

  5. 행복한나무 2011.09.24 13:11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새로운 패션 읽기가 신선하고 헹복한 시간이었네요~~

  6. 포토리치 2011.09.24 13:12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디자인 역시 그들만의 오랜 아이디어의 창조물이겠죠..ㅋ
    명품 패션입니다..,!

  7. 핑구야 날자 2011.09.24 13:26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내추럴한 ,,, 아니 웃다가 뇌출혈될만한 패션이군요,,, ㅋㅋ 주말 잘 보내세요

  8. 엿가위 2011.09.24 16:36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엿쟁이들은 전부가 비위생적인 모습 좀깔꿈하게 단장해서 하면얼매나조아 머리부터 화장까지 여름에 땀흘리면
    아이구 꼬라지가 참과간이여 지나가다 어디 엿사먹겠어 .. 애라이 엿쟁이 엿이나먹으라 ...

  9. 제왕이회옥 2011.09.24 19:40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이게 뭐가 웃기다는거죠?사진을 보아하니 무슨 장사나 공연을 통해 무언가를 파는 분 같던데 왜 웃기다는 건지 .....

  10. 남한강지킴이 2011.09.25 09:39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엿장사 공연 평소에는 단지 흥미롭게 지켜 보았는데 패션안목과 전문성이 있는 풀이, 해학이 가미된 설명과 함께 보니 참 재미있네요....

  11. 마속 2011.09.25 15:25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헉... 패션의 선두주자로군요. ㅋㅋ

  12. 지이크파렌하이트 2011.09.26 14:07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파워 빈티지 패션, 한국식 펑크 패션 ㅎㅎ
    새로운 해석이네요^^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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