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하고 고작
5년여의 세월이 흘렀지만
"

70년을 뛰어넘는 공간의 역사와 20년의 흐름이 박제된 벽체, 바람결에 아른거리는 추억의 모니터 박스 등은 이미 서울 북촌의 명소이자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한옥과 디지털의 만남 및 한복과 컴퓨터의 앙상블은 이제 어색함없이 일상 속에 녹아든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었고, 사진으로 퍼진 눈소문 덕에 밥상 위 김치처럼 익숙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한옥 전시관. 바로 디아 갤러리를 다시 찾았다.

옛 이야기



5년 전 처음 봤을 때보다 더욱
고즈넉한 자태를 자아내는 디아 갤러리 간판. 적어도 그땐 '폴더 타입'이니 '플립 타입'이니 하는 말이 낯설지 않았을 때다. 다만 얼마나 더 얇고 가볍냐로 경쟁하던 시대, 누가 더 싸게 얻었냐로 입다툼하던 나날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개관 첫해엔 이색적인 비주얼로 눈을 사로잡았었다.


하지만 5년여의 세월이 흐른 지금,
디아 갤러리 외벽에 붙박힌 각종 휴대전화는 흡사 고대 유물처럼 다가온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이 광경을 찍던 아버지께선 마치 발굴 현장같다고 말씀하셨다. '20년 전에 내가 쓰던 것도 있네'라고 하시며.


그러고보니 이제서야 작품 제목 '흐름'에 어울릴 만한 세월의 옷을 입은 듯하다.
폴더를 열고 문자수신함을 확인하거나, 덮개를 밀어올려 부재중에 걸려온 전화번호를 확인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요즘이니까.


'애니콜, 스피드 011'

이영애도 드라마폰 대신 스마트 홈패드를 쓰는 시대.
그래서 벽돌폰만큼이나 생경한 글자들. 한때나마 애니콜과 스피드011은 주머니 속 자부심이기도 했는데, 낱낱의 글자마저 골동품이 되었다.


지금의 스마트폰만큼이나
생활의 상징이었던 'PCS'도 마찬가지.

아련하다 못해


그야말로 벽 속으로 기어들어갈 기세다.


카폰에서 벽돌폰,
벽돌폰에서 무전기폰, 삐삐와 시티폰 및 PCS의 역사.
30년 가까이 되는 개인 이동통신의 흐름이 이렇듯 한옥 외벽을 파고든다.


삐죽 솟은 안테나도 그리운 정경 중 하나.
아버지 말씀으론 20년 전엔 카폰이 그러했듯 일부러 휴대전화 안테나를 높이 뽑아든 채 통화하는 시늉만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하는데...


처마 끝에 풍경같이 매단 '대두 모니터 박스 속 휴대전화기'처럼
이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빛은 아득해져만 갔다.
마치 그 옛날 학창시절 추억이 담긴 졸업앨범을 넘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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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옥이(김진옥) 2011.12.14 08:48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중간에 제가 쓰던것도 있어요 ㅠㅠ
    저 그럼 나이가 많은 중년인가요? ㅠ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2. 왕비마마 2011.12.14 08:55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이야~
    정말 추억속의 물건들이 가득~ 있네요~ ^^
    아이들과 함께 가면 더욱 좋겠어요~

    울 화이트레인님~
    따뜻~한 하루 되셔요~ ^^

  3. 아톰양 2011.12.14 08:59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보니까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ㅎ

  4. 굴뚝 토끼 2011.12.14 10:39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오늘 white rain님과 제가 뭔가 통한 듯...ㅎㅎㅎ
    자도 오늘 휴대폰 이야기 썼거든요.^^

  5. 2011.12.14 12:36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비밀댓글입니다

  6. 핑구야 날자 2011.12.14 13:06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가장 빠르게 추억으로 남겨진 폰들이네요

  7. 최혜영 2011.12.14 13:14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제가 쓰던 폰도 보이네요. 제 인생의 첫번째 폰이었지요. 핸드폰을 줄곧 안 가지고 다니다 수능 끝나고 하나 장만했는데 친구들과 문자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었는데...

  8. 하랑사랑 2011.12.14 13:51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제가 쓰던 핸드폰이 한 세개쯤은 보이는데요. ㅋㅋㅋ
    걸면 걸리는 걸리버도 있다...ㅋㅋ
    얘들아...정말 오랜만이다 ㅋ

  9. 김경호 2011.12.15 16:0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가끔씩 발전속도가 무섭게 느껴지기도 해요 ㅎㅎ

  10. 하랑사랑 2015.12.29 17:16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제가 쓰던 스마트폰이 한 세개쯤은 보이는데요. ㅋㅋㅋㅋ
    삼섬 갤럭시 s6 도 있다...ㅋㅋ
    얘들아...정말 오랜만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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