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걸쳐 생중계되고"
또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이나 골든글로브 시상식, 에미상 등을 웬만하면 챙겨보는 편인데, 볼 때마다 그 규모에 깜짝 놀라곤 한다. 드넓은 식장을 가득 메운 인파는 물론이고 박수 소리나 환호성은 여느 국제적인 스포츠 경기 못지 않다. 하지만 그보다 더 박진감 넘치는 장면은 결국 수상자를 호명하는 순간. 후보자 한 명 한 명의 표정을 생생히 담아내며 비밀의 봉투를 열 땐 100미터 경기만큼의 긴장감이 식장 전체를 에워싼다.

연말 시상식 최대(?) 반전



여배우들의 드레스 경쟁도 상상을 초월할 만큼 치열하다.


기네스 펠트로는 레드카펫 행사를 앞두고 수백 벌에 달하는 드레스를 살펴봤다고 했을 정도며, 아르마니는 레드카펫 덕을 톡톡히 봤던 대표적인 브랜드. 이들 시상식에선 배우들 각각에게 드레스 협찬을 해주기 위해 후보자 발표와 동시에 패션 업체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신인이든 톱스타든 가리지 않고 후보에 오르면 일단 물밑 작업에 들어간다.


그래서 이들 시상식은 레드카펫에서부터 팽팽한 전운(?)이 감돈다.


그럼 우리나라 연말 시상식(생각할 필요도 없이 뻔하지만)은 어떨까.



2011 MBC 연기대상은 지상파 3사 연말 시상식 레드카펫 중 물리적 측면에선

다른 시상식을 압도할 만큼 화려했다.



MBC 일산 드림센터 1층에서부터 2층까지 레드카펫이 이어졌고,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씨가 직접 현장에서 배우들의 레드카펫 패션을 하나하나 살피며 드레스 콘셉트와 관련한 코멘트를 덧붙이고 일일이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 패션지, 여성지 등

언론 매체들의 취재 경쟁 또한 치열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쪽자리 시상식이라는 점에선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일단 레드카펫만 밟으면 '오늘의 수상자'라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탓에 '에미상이나 골든 글로브, 아카데미 시상식'처럼 레드카펫에서부터 느껴지는 팽팽한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다.


"어떻게 오늘 수상하실 것 같으세요?"

"오늘 어떤 상을 받을 것 같나요?"


배우들에게 던진 레드카펫 사회자의 질문에

씁쓸한 미소가 절로 나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네, 그럼요. 저 오늘 신인상 받으러 왔어요."

"저는 아마 최우수상일 걸요?"


설마하니 (다들 인지하고 왔다고 할 순 없겠지만)배우들이 이렇게 말할 수도 없는 노릇.


그런데 이 와중에도 눈길을 끈 두 여배우가 있었으니



에게해 주변 여러 섬 및 소아시아 연안에 거주하던 그리스 이오니아인 여성들이 즐겨입던 이오닉 키튼 형태의 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전익령과 18세기 로코코 복식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레드 드레스를 입은 강경헌이 바로 그들.


현장에선 몇몇 관계자들 및 기자들조차 이 두 배우의 이름을 몰라 애를 먹기도 했었는데, 이들이 시상식에 참석한 이유는 2011 MBC 연기대상에서 연속극 부문 최우수상을 거머쥔 배우 신애라의 수상 소감을 통해서야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상과는 전혀 무관하지만 오직 축하해주기 위해 이 자리를 빛내주고 계신

강경헌, 전익령 씨..."



이쯤되면 이 두 여배우가 레드카펫에 등장했을 때

의아한 눈빛을 보낸 사람들이 되려 무안해질 법도 하다.


오전부터 분주히 메이크업 및 헤어를 다듬느라 시간을 보냈을 전익령, 강경헌.



드레스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지만 이 두 여배우의 마음은 한결같다.

오랜 기간 동안 일일극 <불굴의 며느리>를 위해 함께 시간을 보냈던 스텝 및 동료 배우들과 연말을 뜻깊게 마무리하고, 또한 최우수 연기자상을 수상한 신애라에게 수상의 기쁨을 더해주기 위해 참석했던 것.


그리고 시상식이 열리기 '한 달 보름 전'에 드라마가 종영했음에도

이렇듯 상과는 전혀 관련없이 오직 축하해주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자리한 두 여배우들의 모습은 여느 톱 여배우보다 돋보였고 아름다웠다.


신인이거나 혹은 이름과 얼굴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

심지어 수상자가 아니고서는 드레스 협찬 받기도 쉽지 않은 풍토에서 이렇듯 멋진 드레스 맵시를 선보인 것도 마찬가지. 아니 어쩌면 어떤 옷을 입고 왔든 아름다워 보였을 것이다. 두 여배우의 마음이 스타일을 압도했으므로.


더불어 웬만하면 상받을 사람만 참석한다는,

또 순수하게 축하의 목적으로 참석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지상파 3사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장의 건조한 분위기 속에서 이 두 여배우의 등장은 촉촉한 단비처럼 반가웠는데, 어쩌면 2011년 연말 시상식 최대 반전은 바로 이처럼―

  수상은커녕 시상과도 전혀 관계없던 두 여배우의 등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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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누리 2012.01.06 11:1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얼굴은 익은데 이름은 잘 몰랐던 분, 전익령, 강경헌?
    아름다워요. 말씀대로 수상과 관계없이 무대를 빛내주는 모습도 멋지네요^^

  2. 핑구야 날자 2012.01.06 12:1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반전.....ㅋㅋㅋ 은근 기대가 되게 하죠,,, 여배우들 보기만 해도 눈이 부시네요

  3. 2012.01.06 14:10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비밀댓글입니다

  4. 굴뚝 토끼 2012.01.06 15:38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저도 누군지 모르는 배우들이지만 대단하다는 생각부터 드네요.
    저런 내면의 아름다움이 결국 외면으로 나타나게 되는 듯 합니다.^^

  5. 에이글 2012.01.06 18:05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드레스 색들이 정말 화려하고 예쁘네요 ^^

  6. 조연 2012.01.28 12:30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인기가 없으니까 나오는 거지 두배우들도 인기있고 스타 반열에 오르면 안나옵니다. 레벨이 있는 톱스타들이 많이 나와서 축하해주는 분위기가 돼야 시상식 풍토가 바뀌지 레벨없는 배우들이 나와봤자 안바뀌네요. 아마 두배우도 인기가 많아지면 절대 안나옵니다. 이게 연예계 돌아가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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