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창조와 혁신"
한복 패션쇼 참가 디자이너를 전체 공개로 공모했고, 덕분에 중견 디자이너뿐 아니라 신진 디자이너의 약진도 돋보였다. 전통 의복이라는 틀과 편견에 갇히지 않고 우리옷이 지닌 가능성과 경쟁력, 우수성의 탐색을 목적으로 하는 이번 쇼는 그런 점에서 동시대적 보편성은 물론 미래지향적 정취까지 물씬 풍겼다. 시즌 트렌드를 담아내면서도 한복의 특수성을 오롯이 드러낸 것 또한 눈에 띈 특징. 그래서 보는 이의 상상력마저 톡톡 건드리는 듯 싱그러웠는데―
한복 패션쇼 참가 디자이너를 전체 공개로 공모했고, 덕분에 중견 디자이너뿐 아니라 신진 디자이너의 약진도 돋보였다. 전통 의복이라는 틀과 편견에 갇히지 않고 우리옷이 지닌 가능성과 경쟁력, 우수성의 탐색을 목적으로 하는 이번 쇼는 그런 점에서 동시대적 보편성은 물론 미래지향적 정취까지 물씬 풍겼다. 시즌 트렌드를 담아내면서도 한복의 특수성을 오롯이 드러낸 것 또한 눈에 띈 특징. 그래서 보는 이의 상상력마저 톡톡 건드리는 듯 싱그러웠는데―
2012 한복 패션
쇼의 첫장을 연 디자이너 이현경의 대례복은
황실 판타지의 복고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적의나 대대·도토리댕기같은 전통적 왕비 혼례복의 복잡한 요소를 해체시켜 치마 하나로 단순화시킨 '재구성의 미학'이 돋보였다.
황실 판타지의 복고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적의나 대대·도토리댕기같은 전통적 왕비 혼례복의 복잡한 요소를 해체시켜 치마 하나로 단순화시킨 '재구성의 미학'이 돋보였다.
대신 치마 전면에 '솟아오르는 용의 모습'을 금박으로 부각시킴으로써
의복에 깃든 위용을 돋보이게 했고, 속치마와 무지기 치마를 겹쳐입어 풍성함을 살리면서도 그 형태적 측면만큼은 간결하게 표현하여 쉽게 입을 수 있도록 했다.
의복에 깃든 위용을 돋보이게 했고, 속치마와 무지기 치마를 겹쳐입어 풍성함을 살리면서도 그 형태적 측면만큼은 간결하게 표현하여 쉽게 입을 수 있도록 했다.
실루엣의 재창조가 눈길을 끈 대례복.
여배우나 한류스타의 레드카펫 드레스로 활용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한 한복이었는데, 저고리 대신 브이 네크라인으로 포인트를 주고 상반신은 옷에 피트되게, 아래로 갈수록 넓게 퍼지면서도 부드러움과 올곧음을 한데 묶어 표현한 실루엣은 특히 이목을 집중시켰다.
"새로운 부활을 꿈꾸며
고종황제가 덕혜옹주에게 입히고 싶었을 혼례복을 만들고자 했다."
디자이너의 의도는 단지 황실의 근엄함을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문화와 전통 의복에 판타지를 심어주는 것에 있었다. 그래서인지 비록 불행한 과거를 지닌 역사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결코 정서적으로 메마르거나 단절된 것이 아님을 되새기게 한다.
여배우나 한류스타의 레드카펫 드레스로 활용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한 한복이었는데, 저고리 대신 브이 네크라인으로 포인트를 주고 상반신은 옷에 피트되게, 아래로 갈수록 넓게 퍼지면서도 부드러움과 올곧음을 한데 묶어 표현한 실루엣은 특히 이목을 집중시켰다.
"새로운 부활을 꿈꾸며
고종황제가 덕혜옹주에게 입히고 싶었을 혼례복을 만들고자 했다."
디자이너의 의도는 단지 황실의 근엄함을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문화와 전통 의복에 판타지를 심어주는 것에 있었다. 그래서인지 비록 불행한 과거를 지닌 역사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결코 정서적으로 메마르거나 단절된 것이 아님을 되새기게 한다.
디자이너 이현경이 황실 대례복을 런웨이에 올렸다면
디자이너 김영진은 일반 서민들의 희망과 낭만으로 혼례복을 직조했다.
디자이너 김영진은 일반 서민들의 희망과 낭만으로 혼례복을 직조했다.
레이스와 자수, 크리스털 장식은 한복 혼례복의 가능성을 한차원 끌어올렸는데,
2012 S/S 루이비통 패션쇼나 샤넬 패션쇼 등 파리 패션위크에서 유독 주목받았던 '브로드리 앙글레즈' 자수 기법을 전면에 내세우되, 한복을 근저에 두었기에 우리나라 사람이든 서양 사람이든 할 것 없이 친근하면서도 신선한 매력을 느끼도록 한 점이 특징.
우리 관점에선 소재나 디테일이 일상 한복에서 흔히 사용되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서양인이 보기엔 생경한 실루엣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를테면 '낯설게 하기'랄까.
서양의 블라우스 소매와 저고리의 만남, 그리고 메리제인 슈즈로 표현한 검정 고무신 및 저고리의 동정과 끝동을 레이스로 표현한 창의성이 돋보였던 디자이너 박선옥의 한복은 일상복으로서 한복의 가능성에 착목했다.
역시 '브로드리 앙글레즈'라는 영국식 자수 기법으로 시즌 트렌드에 발맞췄으며
아울러 치마 위로 시스루 천을 덧입혀 모던한 기운마저 불어넣었다.
이쯤되면 한복의 재창조가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지 궁금할 법도 한데,
역시 '브로드리 앙글레즈'라는 영국식 자수 기법으로 시즌 트렌드에 발맞췄으며
아울러 치마 위로 시스루 천을 덧입혀 모던한 기운마저 불어넣었다.
이쯤되면 한복의 재창조가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지 궁금할 법도 한데,
육각형 실루엣의 미디 시커트 한복에서
베어백(흔히 반전패션으로 일컬어지는 등 노출) 스타일의 한복과 여성용 바지 한복에 이르기까지 그 상상력은 무한대로 뻗어나갔다.
특히 그 중에서 리허설 때부터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 옷은―
베어백(흔히 반전패션으로 일컬어지는 등 노출) 스타일의 한복과 여성용 바지 한복에 이르기까지 그 상상력은 무한대로 뻗어나갔다.
특히 그 중에서 리허설 때부터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 옷은―
옷을 입고 있는 패션모델도 이런 한복은 처음이라며,
또 너무 아름다운 옷이지 않냐며 감탄사를 연발했던 육각형 실루엣 한복이 바로 그것.
레드카펫을 밟는 여배우의 이브닝드레스가 흔히 스커트에 슬릿을 내는 반면, 디자이너 류정민의 육각형 실루엣 한복은 소매에 슬릿을 낸 점이 두드러진 디테일. 그리고 '금박을 입힌 허리대'와 '저고리의 비대칭적인 깃'은 한복의 새로운 구조적 미학을 엿보게 한다.
풍성한 페플럼이 인상적인 오른쪽 한복도 마찬가지. 흡사 '랩스커트처럼 표현한 치마'와 '슬리브리스와 시스루로 포인트를 준 저고리'는 모던 한복의 지평을 넓혔다.
풍성한 페플럼이 인상적인 오른쪽 한복도 마찬가지. 흡사 '랩스커트처럼 표현한 치마'와 '슬리브리스와 시스루로 포인트를 준 저고리'는 모던 한복의 지평을 넓혔다.
저고리의 재창조는 이번 한복 패션쇼의 경향 중 하나이기도 했다.
깃을 분리해 마치 목걸이처럼 표현한 저고리와 고름을 떼어내 스카프로 표현한 저고리. 그리고 저고리 위에 둥근 어깨 장식을 더하거나 직선적 흐름으로 실루엣을 변형한 것 등등 우리 한복 디자이너들은 저고리의 가능성에 착안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깃을 분리해 마치 목걸이처럼 표현한 저고리와 고름을 떼어내 스카프로 표현한 저고리. 그리고 저고리 위에 둥근 어깨 장식을 더하거나 직선적 흐름으로 실루엣을 변형한 것 등등 우리 한복 디자이너들은 저고리의 가능성에 착안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극단적으로 짧아진 저고리 길이와 구조적으로 표현한 깃,
또 그만큼 위로 올라간 주름 치마 등 디자이너 류정민의 한복은 2012 S/S 패션 트렌드를 껴안으면서도 한복 프로포션에 신선함을 더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었으며―
또 그만큼 위로 올라간 주름 치마 등 디자이너 류정민의 한복은 2012 S/S 패션 트렌드를 껴안으면서도 한복 프로포션에 신선함을 더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었으며―
층층이 겹을 내어 이어지는 치마의 형태적 역동성과 그라데이션 컬러는
고급스러움과 아방가르드한 매력이 한데 어우러져 그 가운데서도 백미였다.
오죽하면 나 역시 쇼를 보는 내내, 그리고 사진을 찍으면서도 옆사람에게 들릴 만큼 감탄해 마지 않았을까. 이제 우리는 경이로운 패셔니스타의 탄생만 기다리면 되는데, '한류스타들이 나서주면 참 좋지 않을런지' 하며 행복한 상상에 빠져들기도.
고급스러움과 아방가르드한 매력이 한데 어우러져 그 가운데서도 백미였다.
오죽하면 나 역시 쇼를 보는 내내, 그리고 사진을 찍으면서도 옆사람에게 들릴 만큼 감탄해 마지 않았을까. 이제 우리는 경이로운 패셔니스타의 탄생만 기다리면 되는데, '한류스타들이 나서주면 참 좋지 않을런지' 하며 행복한 상상에 빠져들기도.
트렌치코트로 변모한
두루마기는 양복 바지 및 구두와도 잘 어울렸고,
두루마기는 양복 바지 및 구두와도 잘 어울렸고,
남성용 수트 재킷으로 표현한 디자이너 박선옥의 저고리는
특히 소매 아래 끝동이 젠틀함의 극치를 보여줬는데,
영국 신사들도 울고 갈 만하지 않을까.
뿐만 아니라 타이를 매지 않아도 격식의 끝판을 보여주는 듯한
저고리 깃 위의 '흰색 동정'은 포켓치프와도 조화를 이루며
모던한 매력마저 더해주고 있다.
특히 소매 아래 끝동이 젠틀함의 극치를 보여줬는데,
영국 신사들도 울고 갈 만하지 않을까.
뿐만 아니라 타이를 매지 않아도 격식의 끝판을 보여주는 듯한
저고리 깃 위의 '흰색 동정'은 포켓치프와도 조화를 이루며
모던한 매력마저 더해주고 있다.
괜히 혼자서 호들갑을 떤 것일 수도 있지만
쇼를 보는 내내 내 심장은 더없이 쿵쾅거리기만 했었다. 창의성과 혁신으로 재창조된 우리 한복은 그냥 겉보기에만 아름다운 것에 그치지 않고, 마음 속에 우리 패션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아니 올해는 또 얼마나 발전할지
더불어 세계 속으로 뻗어나갈지 기대되기도 하는데―
쇼를 보는 내내 내 심장은 더없이 쿵쾅거리기만 했었다. 창의성과 혁신으로 재창조된 우리 한복은 그냥 겉보기에만 아름다운 것에 그치지 않고, 마음 속에 우리 패션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아니 올해는 또 얼마나 발전할지
더불어 세계 속으로 뻗어나갈지 기대되기도 하는데―
2012년 임진년엔 우리 한복 패션도 용솟음치길 소망해 본다.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래 추천 버튼도 꾸욱 눌러주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