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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이벤트처럼"
샤넬이 또 가격 인상을 했고,
그 후폭풍 역시 만만치 않다. 그 조그마한 가방 하나가 차 한 대 값에 육박한다고 하니, 늘 그래왔듯 여론의 화살은 여자들의 사치스러움을 과녁으로 삼았다. 300만원대 가방이 4년만에 700만원대 가방으로 돌변했으니 그 과감한 가격 인상의 지렛대는 곧 여자들이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 하긴 팔리지 않는다면 그렇게 용기있게 가격을 올리지도 못했을 터. 그런데 우리 옛 여인들에게도 지금의 샤넬과 같은 사치품이 존재했었으니 그건 바로―

조선시대의 샤넬



인조머리, 즉 가체다.
기록에 따르면 최소 황소 한마리 값에서부터 중인들의 집 열 채 값에 이르기까지 지금의 샤넬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사치품목 중 하나였다.

머리를 장식하는 가체 하나가 최대 '집 열 채 값'이었으니, 차 한 대 값에 육박한다는 가방은 명함도 못내밀 정도. 그도 그럴 것이 가체를 머리에 얹고 여기에 각종 호화로운 장식을 덧붙여서 자신의 신분이나 사회적 지위를 표현했던 탓에 여력만 된다면 집 수십 채 값에 이르고도 남을 만했다. 물론 무게를 견딜만한 체력도 뒷받침되어야 했을 테지만.


조선 중기 이후로 접어들면 한복 저고리 길이가 짧아지고
소매가 타이트해지면서 여자들은 상대적으로 더욱 큰 가체를 선호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었는데,
결국 그 사치의 정도가 극심하여 영정조 때는 가체 금지령 및 제한적 허용 방안이 법적으로 마련되었을 만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짧고 타이트한 저고리에 큰 가체를 얹은 여인을 두고 '요물'이라고 칭했을 정도다.

생각해 보면 몇몇 사치와 관련한 사회적 현상과 그 행태를 바라보는 관점은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 듯.


지난 1월 17일부터 18일까지 올림픽홀에서 열렸던
2012 아시아 모델상 시상식에선 바로 그같은 옛 여인들의 인조머리 사랑을 극대화시켜서 표현한 쇼가 펼쳐졌었는데, 때마침 샤넬 가방 가격 인상 소식과 맞물리면서 가체와 가방이 묘하게 오버랩되기도 했었다.


사치의 품목이 바뀌었을 뿐 그 사회구조적 욕망은 세월이 몇 세기가 흘러도
여전한 인상이다. 이는 그저 허영심에 기인하는 것만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난 여러 가지 특질로 사람을 줄 세우고 구분하려는 습성 때문이지 않을까. 그래서 조선시대 여인들이 서로의 '큰 머리'를 보며 시기하고 질투했다면, 지금의 몇몇 여인들은 서로의 가방을 훔쳐본다.


이를테면 '얼마나 큰 머리'를 지니고 있느냐에서
  요즘은 가방이 샤넬이냐 채널이냐로 바뀌었다랄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래 추천 버튼도 꾸욱 눌러주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1. 루비™ 2012/01/20 11:36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가체......
    딸의 혼인 때 가체를 해주지 못한 선비가 물에 뛰어들어 자살한 일을 비롯해서
    가체로 인한 많은 폐단 때문에 영조대왕님이 가체 금지령을 내렸다는 이야기를 역사책에서 읽었어요.
    샤넬 가방은 명함도 못 낼 사치품이네요...^^

  2. 도플파란 2012/01/20 11:47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가체가.. 정말.. 심했죠..ㅋㅋㅋㅋ

  3. 기업 2012/01/20 12:00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음... 결론은 여자들이란 어쩔 수 없는 욕심과 허영심이 가득한 생물이라는 건가요?

    • White Rain 2012/01/20 12:16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여자들이란 어쩔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었답니다. 사실 소유의 시대와 계급과 계층으로 분화된 사회 구조의 영향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문맥상 오해의 소지가 있군욤..ㅠㅠ. 여자들만이 아니라 남자들 중에도 유형은 다를지언정 그같은 욕심이 없는 것도 아닌데 짧고 가볍게 쓰려다보니 곡해할 여지를 남기고 말았네요.

    • Red Nose 2012/01/30 01:51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남자들 기생집과 주막을 드나들면서 뿌렸던 돈은 어쪌껀가요? 왜 여자들만 비난하는지요?

  4. 핑구야 날자 2012/01/20 12:07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그러고 보면 한국도 이런 악세사리를 현대식으로 잘 접목시키면 새로운 패션이 되지 않을까요

  5. 2012/01/20 21:36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비밀댓글입니다

  6. 이츠하크 2012/01/20 22:03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White Rain님! 힘내시고요, 2012년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하시는 즐거운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콘텐츠 정말 우월하신데요 뭐! 화이팅~.^^

  7. 초록누리 2012/01/21 04:25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맞아요. 조선시대 여인들의 허영의 상징(?), 부와 안방마님 권력의 상징이기도 했죠.
    가체와 샤넬의 비교는 핵심을 콕 찝는 비유.
    정말 남들 가방에 관심이 많나보군요.
    저는 특이하게(?) 지난 번 한국 갔을때 얼굴을 은연중에 유심히 봤답니다ㅎㅎ.
    하도 시술이 유행하고 있다길래.ㅎ

  8. 영국품절녀 2012/01/21 08:26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가체오 샤넬~~ 정말 동감합니다. ^^
    즐거운 설 휴가 되세요.

  9. 유진엔젤 2012/01/21 16:21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드라마보면 조선시대 가채가 무거울 정도로 독특해보였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하얀비님~ 복많이 받으셔야 합니다!!

  10. 굴뚝 토끼 2012/01/21 21:19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대단히 흥미로운 글과 사진들입니다.
    가채의 사치성은 지금도 '머리 올린다'란 표현으로 남아있을 정도죠.^^
    가채 때문에 목이 부러진 여인들의 기록도 남아있는 걸 보면
    조선 시대 가채의 위상은 지금의 샤넬 백 따위하곤 비교가 안될 듯 합니다.

    즐거운 설 명절되시기를...^^

  11. 걷다보면 2012/01/22 00:09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와 정말 읽을만한 좋은 글이네요^^

  12. 왔다갔다 2012/01/25 15:39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머리와 배경색이 비슷하여 느낌이 덜 옵니다.
    좋은샷을 위하여 조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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