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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넘어 세계로"
아시아 각국의 설날 풍경을
현지인에게 직접 전해 듣고, 그들 각자의 언어로 새해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마냥 정겨웠다. 설 아침 차례를 마친 시민들은 서울 역사 박물관에서 그렇게 문화와 전통, 역사와 삶에 대해 소통하고 각자의 문화를 존중했다. 또 각국의 전통의상을 직접 입어봄으로써 그 나라 및 문화에 한발짝 다가서기도 했으며, 각국의 전통음식 체험을 통해 다양한 문화의 공존이 지닌 가치도 되새길 수 있었는데―

설날에도 주체 못한 나쁜 손버릇



"없어졌어요."

관계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설마했다.


서울 역사 박물관 1층 홀에 마련된 아시아 각국 전통의상 전시 부스는
구경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스며든 옷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체험장이었다. 덕분에 수많은 시민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개성을 지닌 옷을 입어보고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의상 뿐만 아니라 이렇듯
각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소품도 마련하여 서로 다른 개성을 한눈에 살펴보도록 했으니 나름 뜻깊은 설 명절이 된 셈.


일상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옷들.

텔레비전 화면이나 공연장 및 사진 등으로만 보던 각 나라의 전통의상을 손으로 만져보고 입어보는 것은 그 문화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친근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소중한 체험 중 하나다.

때문에 일일이 허락을 구하거나 서명을 받지 않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옷을 만져보고 입을 수 있도록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 경우 중요한 덕목은 아무래도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제자리에 갖다놓고 또한 뒷사람을 위해 정리정돈도 잘해야 한다.


하지만 행사 중간중간 옷이 찢어지거나 먹을 것을 손에 들고 있다가 오염을 시키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이에게 전통의상을 입히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간직하기 위해 옷이 체형에 맞지 않는데도 무리하게 옷을 입히다가 벌어진 사태였다. 심지어 옷을 입은 아이가 '옷이 작아서 솔기가 터졌다'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단 사진부터 찍으려는 부모도 있었다.

대체 아이들에게 뭘 가르치고 싶었던 것일까.

'세계문화 어울림'이 아닌
수준 낮은 시민의식을 아이에게 물려주고자 했는지 되묻고 싶었을 정도다.

그러나 이 정도는 약과였다.
한술 더 떠서 훔쳐간 사람도 있었으므로.


전통의상 체험 부스 옆은 문화 공연도 아울러 열리고 있었다.
한정된 공간에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서 행사를 즐기다보니 다소 분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 틈을 노린 것인지 알 수 없으나 행사 말미에 물품을 정돈하던 관계자들 사이에서 깊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전통의상 체험 부스에 마련했던 소품 하나가 감쪽같이 사라졌던 것.
설날부터 도둑질한 사람이 과연 누구였을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 특히 없어진 소품은 한국으로 이주한 외국인의 개인 소장품이라는데 얼굴이 화끈거릴 판이었다. 그저 한 개인의 나쁜 손버릇이랄 수 있지만, '세계문화 어울림'이라는 테마와 엇갈리며 부끄러움이 앞섰다.

문화를 말하기에 앞서,
한류를 자랑하기 전에 먼저 시민의식부터 다잡아야 하지 않을까. 세계에 문화를 자랑스럽게 내놓기 위해선 무엇보다 그 문화를 지탱하는 개개인의 시민의식부터 뿌리가 단단해야 한다. 그래야 거센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거나 위태로워지지 않는다. 또한 시민의식이 성장해야 문화 발전도 도모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2012년 새해는
   한층 성숙한 사회가 되길 소망해 본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래 추천 버튼도 꾸욱 눌러주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 초록누리 2012/01/24 11:04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세상에나...어떻게 훔쳐갈 생각을 다하다니...
    정말 부끄럽네요.
    누군지 몰라도 돌려주었으면 싶군요.
    설날 첫날 정갈한 마음을 가져야 할 날에 어떻게 이런 나쁜 생각을 했을까?
    소품을 제공해 준 외국인에게 정말 얼굴 화끈거리게 미안하고 부끄러워지네요.

  2. *저녁노을* 2012/01/24 11:06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이긍..안타깝네요.

    잘 보고가요.

    즐거운 연휴되세요

  3. 유진엔젤 2012/01/24 14:51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이제부터은 행사장 물건에 모두 도난방지고리를 달아야 하나
    그거 손대고 나가면 삐~~~~ㅠㅠ 이런 빌려온 물건인데다 국제적 망신입니다.
    설연휴 잘 지내요!! 늘 건강하시구요^^

  4. 영국품절녀 2012/01/24 22:50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무슨 행사장 물건까지 손을 대나요. ㅎㅎ
    정말 국가 망신이네요.
    설 연휴 마무리 잘 하세요. ^^

  5. 핑구야 날자 2012/01/25 08:09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시민의식이 참 안타깝죠... 왜 그리 각박한지..

  6. 루비™ 2012/01/25 22:39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정말 부끄러운 일이네요.
    그것도 외국인의 개인 소장품을 훔치다니....
    완전 국가 망신이에요,

  7. 2012/01/26 22:13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비밀댓글입니다

  8. 이츠하크 2012/01/26 22:27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한 숨이 깊게 나옵니다.
    저것이 모두의 모습으로 낙인찍힐 까봐 두렵구요.
    시민의식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은것인데 말입니다. 상식선에서 지켜야 할 것을 조금만 생각하면 되는데
    그것이 욕심과 나 먼저라는 의식에 가려져 퇴색되는 현실이 속이 상하네요. 에혀~

    • White Rain 2012/01/26 23:32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행사 말미에 확인한 사항이었는데 정말 황당했었답니다. 사람들이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랄까요. 참 민망하기도 하고 정말 할말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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