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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회부터 다섯 명 탈락!"
본선 진출자는 15명.
약속 시간에 모인 사람은 20명.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4>에 지원한 도전자들의 표정은 그야말로 당혹스러운 듯했다. 안정적으로 본선에 진출한 것이라 생각하며 합숙을 위한 여행용 가방까지 끌고온 그들로서는 당연한 반응. 본선에 진출했다며 지인들에게 귀띔했을 도전자들은 오디션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님을 그제서야 알게 된 것이다. 이른바 파이널 오디션! 하지만 본선 미션처럼, 그리고 공개 런웨이 심사를 거쳐 최종 본선 진출자가 선발된다.

첫회부터 아슬아슬




이같은 반전은 시청자도 불편하게 했다.
파이널 오디션을 치뤄야 하는 도전자 스무명의 개성과 각자가 처한 삶의 상황마저 방송을 통해 짧게나마 소개했던 터라 탈락자를 발표하는 마지막 1분은 무척 잔인하게 다가왔다. 옥탑방에서 생활하며 겨우 생계를 유지한다는 도전자를 비롯, 30대 후반이지만 꿈을 향해 도전장을 내민 참가자 등등 탈락 위기에 처한 그들의 표정을 보는 건 마음이 편치 않았다.

더욱이 자신들이 탈락자 중 한 명이 될 거라는 불안감에 휩싸이며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는 장면에선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었는데, 그 순간 내 심박수도 불안정한 걸 느꼈다.


파이널 오디션은 패션 관계자들 및 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옷을 선보이는 런웨이 무대로 펼쳐졌으며, 그들이 2인 1조가 되어 수행해야 할 과제는 '150톤에 달하는 재활용 의류 중에서 원단으로서 가치가 있는 옷을 선택하여 각자 파트너의 스타일과 이미지를 반영한 파티 의상을 제한된 시간 내에 제작'하는 것.

화면 상으로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힐 듯한 엄청난 양의 재활용 의류들.
그 속에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활용 가능한 옷을 고른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덕분에 이 과정을 훔쳐보는 건 흥미 유발에 있어선 최적의 미션. 각자 어떤 재활용 옷을 선택했는지, 또 그 옷으로 무슨 옷을 만들지, 나아가 어떤 반전이 숨어있을지 점치는 건 흡사 추리극을 보는 듯했으므로.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도전자들은 자신이 고른 재활용 의류를 파트너와 바꿔야만 했다.

옷을 만들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옷감은 디자이너에게 큰 영감을 준다. 하물며 저 산더미처럼 쌓인 재활용 의류 중에서 옷감으로 쓰일 만한 옷을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마음 속으로는 이 옷으로 뭘 만들지 그들은 궁리했을 것이다. 또 몇몇은 재활용 의류를 손으로 쥐어잡는 즉시 아이디어가 팍팍 떠올랐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렇게 선택한 재활용 의류를 파트너와 바꿔야 한다니 꽤나 당황스러웠을 터.
이를테면 첩첩산중인 셈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드라마'는 이제부터.

서로의 작업 과정을 엿보며 자신의 옷을 만들어야 하는 건 의외로 부담을 준다.
이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도전자들의 '짧지만 강력한 서로에 대한 평가'는 프런코가 지닌 극적인 요소 중 하나. 그리고 이같은 각자의 속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도전자 개개인의 특성을 쉽게 파악하도록 이끄는 길라잡이 역할도 하기에 흥미진진하다. 때론 재치넘치는 입담에 빵 터지기도 하고, 가끔은 도전자들의 팽팽한 대립각 속에서 아찔함을 맛보기도 한다.


"파트너를 위한 옷이라기보다는 그녀를 질투하는 것 같아요.
이 옷 입고 망신 좀 당해봐라고 하는 것 같다랄까요?"

심사위원들의 평 역시 꽤나 냉정하면서도 정곡을 콕 찌른다. 멘트 하나하나가 일일극 못지 않게 드라마틱한 점은 프런코4가 지닌 또다른 매력. 옷의 완성도나 창의성만 논하는 것이 아닌, 그 속에 잠재된 개인의 욕망과 감성까지 풀어내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흡사 미드 'CSI'를 연상케 하기도. 과연 앞으로 어떤 날카로운 평가가 쏟아질지 기대가 된다.

아울러 첫회부터 눈길을 사로잡은 디자이너도 있었으니 바로~


강성도.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그는 선천적 청각 장애를 지니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사소통을 위해 수화를 사용하진 않는다. 화자의 입 모양을 보고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읽을 수 있도록 어렸을 때부터 훈련한 결과다. 짧게 소개된 인터뷰 영상 중에서 특히 이목을 집중시켰던 부분은 이 모든 것이 '어머니의 노력' 덕택이라는 점.

남과 다른 불편한 점을 갖고 있지만 남과 다르지 않게 살도록 하기 위해 아들을 훈련시켰을 어머니의 지난 삶은 굳이 세세히 엿듣지 않아도 심장을 콕콕 찔렀다. 심지어 그가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는 사실은 남보다 몇 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였을 삶의 궤적을 느끼게 한다.

장애를 갖고 있지만 자신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지원했다는 강성도 디자이너. 시청자들의 마음과 달리 담담한 그의 표정은 장애가 아닌 그의 실력을 부각시키기도 했기에 최종 본선 진출자로 확정된 그가 어떤 옷을 선보일지 내심 기대가 된다. 하지만 매 에피소드마다 치열한 경쟁을 통과해야 하므로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한편으로는 벌써부터 마음이 아슬아슬하다.


강성도 디자이너만이 아니다. 파이널 오디션에서 탈락한 다섯명과 더불어 앞으로 여러 과제를 수행하며 늘 탈락 위기라는 과정을 거쳐야 할 15인의 최종 본선 진출자 모두 저마다의 꿈과 이야기를 갖고 있다. '프런코4'가 꿈의 마지막 무대가 아닐테지만, 탈락의 순간이 주는 감상은 마냥 혹독할 것만 같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 같은 혹독한 과정마저 꿈을 이루기 위한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는 점.

그래서인지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그들의 발걸음에 
    오기가 가득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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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누리 2012/01/29 10:35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기사 보고 강성도 이분에 대한 사연을 좀 읽었어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말에 놀랍더군요. 방송을 보지는 못했지만 응원하고 싶습니다.
    미션이 잔인했네요. 게다가 5명탈락이라니...요즘은 탈락이 트렌드인가 봅니다, 여기저기서 다 서바이벌이다 보니...
    아무튼 멋진 디자이너들이 탄생되기를...
    화이팅입니다!

  2. 핑구야 날자 2012/01/30 08:10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장애를 가지고 도전하고 있군요. 이러한 장애가 오히려 일반인이 볼 수 없는 느낄 수 없는 감정까지 패션에 접목하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것도 같아요

  3. 이츠하크 2012/01/31 01:45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이런 전문적인 포스팅은 화이트레인님의 최대 장점이겠지요?
    화이트레인님이 저를 모를때부터 저는 알고 있어서 전문적인 분야의 포스팅을 준비하고 생각해봐야 겠다고 다짐을 했었거든요. 그렇게 블로그 관련 책을 읽다가 소개받은 주인공과 이렇게 소통할 수 있다니 저에겐 커다란 기쁨이고 영광입니다. 늘 이런 모습을 보며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블로깅의 즐거움이겠지요.
    사실 최근 투쟁중이라서 좀 맘이 싱숭생숭 합니다.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블로거 모두를 위함이죠. 나 한사람으로 부터 시작한 긍정적인 운동이 블로고스피어를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서 노력중입니다.
    위에서 소개해준 청각장애인 디자이너인가요? 강성도씨 처럼요. 제 조카가 청각장애인이라서 그 애환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진정어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네요. ^^

    • White Rain 2012/01/31 02:08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이츠하크님의 투쟁을 응원합니다.
      민감하게 반응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던데, 중요한 건 진심이 어디에 있느냐라고 생각하거든요. 음..그리고 조카 분에게 그런 사연이 있군요. 저는 돌아가신 제 친할머니께서 사고로 청각을 잃으셨고,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말씀도 잘 못하셨답니다. 강성도 디자이너를 보며 할머니의 귀를 어떻게 고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제 어린 시절도 떠오르기도 하고..아무튼 그랬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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