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인가..."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의 베이징 스토어 오픈을 기념하는 미디어파사드 이벤트를 본 적 있다. 민트 컬러의 보석 상자가 별빛과 함께 열리더니 이내 건물 전체가 커다란 다이아몬드 원석으로 바뀌었고, 뒤이어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가 건물 속에서 빛을 받으며 등장하던 그것은 4D 기술을 응용한 미디어파사드였다. 기술적 경이로움을 넘어 환상과 감성을 스토리에 녹여낸 완성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고(故) 최은석 디스트릭트 홀딩스 대표의 급작스런 소식을 접했을 때 나는 그 장면부터 떠올렸다.

최은석



20일 전, 눈 내린 대림미술관의 '크리에이터스 토크'에서 만났던 최은석 대표.

군복무 시절 일명 '워드 작업'을 통해 컴퓨터에 눈떴다는 최은석 대표는 멀티미디어 인터넷 산업이 초창기였기 때문에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자신의 성공에 대해 겸손해 했다. 성공의 발판을 묻는 질문엔 '말하는 속도만큼 타자를 잘 쳤기 때문'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었는데, 빈말이 아니었다.

그는 군복무를 마치고 진로를 고민하던 무렵
무료한 삶에 변화를 주기 위해
타자 실력을 바탕으로 돈을 받지 않고 HTML 입력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데, 여기에 미술을 공부하며 익힌 디자인 실력이 덧입혀지며 웹디자이너로 성공한다. 이후 웹디자이너에서 미디어파사드 기술을 통한 광고 이벤트 업계의 블루칩으로, 다시 4D 테마파크의 입지전적인 인물로 거듭나게 된다.


창의성과 성공의 밑바탕으로 그는 '감성'을 언급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치도록 (뭔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미치도록 좋아하는 그 일을 해내기 위해 도전하고 노력하는 것. 그가 내놓은 작품은 바로 이같은 감성을 토대로 완성된 것이었기에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자아내곤 했다. 티파니 베이징 매장 오픈 기념 미디어파사드 이벤트나 4D 라이프파크 등은 그 대표적인 예다.

또 하나 그가 언급한 것은 혁신.
여기서 말하는 혁신이란 환경도 포함되지만, 자기 자신을 스스로 이노베이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군 복무 시절 전산병으로, 다시 웹디자이너에서 4D 기술의 선구자로 거듭난 그의 길지 않은 삶은 혁신의 연속이기도 했다.

주어진 환경에 머물러 있지 않고 스스로 자신을 혁신함으로써
환경을 변화시켜 나갔던 것이다. 대학 공부를 중간에 포기하고 독학으로 기술을 연마한, 심지어 토대조차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던 그 시절에 자신을 이노베이션한 삶의 과정이 곧 21세기 한국의 대표적인 크리에이터로서 성공하게 된 밑바탕이었다.



잠깐 만나 인사를 나눈 것에 불과하지만
그 짦은 시간 동안 내가 본 그의 모습은 상대방에게 미소를 보낼 줄 아는 사람이었다. 또한 재치도 있고 유쾌한 크리에이터였다. 비록 그의 혁신과 창의성은 40년이라는 짧은 삶으로 마감했지만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했던 한 청년의 삶이 주는 메시지는 여전히 살아숨쉬고 있다. 그 메시지만큼은 헛되지 않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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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hain 2012.02.22 11:25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안 그래도 얼마전에 부음 소식을 듣고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2012.02.22 11:49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비밀댓글입니다

  3. 굴뚝 토끼 2012.02.22 13:5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생전에 받았을 엄청난 스트레스와 중압감이 짐작도 안되지만,
    사인이 어떤 것이었든간에 외로운 영혼이었지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세상에서는 외롭지 않기를....

  4. 푸샵 2012.02.22 17:39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실시간 검색란에 이름일 뜨길래 봤었는데.......
    처음 보는 이름이기도 했고, 기사 몇편 읽어보니....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한국 분위기 탓에 아까운 인재를 잃었다는
    기사도 있더군요.
    잘 모르는 분이긴 하지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5. 지이크파렌하이트 2012.02.22 20:37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처음에 과로사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도 충격이었는데..
    정말 아까운 인재를 잃었습니다..ㅜㅜ

  6. 핑구야 날자 2012.02.23 08:10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누구보다도 참 안타까우셨겠어요,, 20일전에 만난분이 운명을 달리하시다니...

  7. WONSIDE 2012.02.23 09:17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정말 능력있던 분이셨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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