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두 번의 커팅과 무봉제!"
그리고 환경오염을 10분의 1로 줄이는 염색기술.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폐자재를 최소화한 디자이너 임선옥의 작품이 관객들 코앞에 가득 선보여지는 순간, 흡사 이건 한옥이 아닐까 싶었다. 형태가 비슷하지만 누가 살고 있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한옥처럼 똑같은 실루엣이더라도 입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확 달랐던 임선옥의 옷은 '내 방'마냥 편안하게 다가왔다. 달항아리를 닮은 유연한 곡선, 깔끔하다 못해 정갈한 멋.

마치 옛집처럼 마음을 평화롭게 이끄는 색감 등
그녀의 옷은 시간의 흐름마저 느긋하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2012-13 FW 서울패션위크 임선옥 컬렉션



'옷의 과학'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인 '파츠파츠PartspArts' 임선옥의 특허 출원한 작품.
디자인 보호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소재부터 제작 과정까지 옷을 만드는 테크놀로지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 지금 보고 있는 옷은 바느질이 전혀 사용되지 않은 작품이다. 커팅 과정도 단 두 번에 불과하다. 열처리 접착으로 완성된 옷은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람의 몸을 타고 흐른다. 옷을 입어야 비로소 디자인이 완성되는 셈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절했던 것은 허리선을 높이 끌어 올리면서도 이른바 '뱃살 커버'에 용이한 컬러 블록과 보는 각도에 따라 디자인이 역동적이라는 점.


깔끔하면서도 간결한 디자인 속엔 임선옥만의 패션 철학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패스트패션과 하이패션이 세계 패션 산업을 양분하는 오늘날의 상황에서 그녀는 옷을 통해 '그린 패션'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트렌드에 따라 입고 버리는 옷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옷을 만드는 것. 세월에 따라 낡아지는 게 아니라 세월의 흐름을 멋스럽게 간직하는 것. 이를 위해 늘어지거나 해지지 않도록 테크놀로지, 즉 '옷의 과학'에 대해 고민했고 그 결과 전혀 새로운 패션 카테고리를 그녀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중이다.


이를테면 패션 과학자.
팬으로서 좀더 애교와 사랑이 섞인 표현을 덧붙이자면 '패션계의 스티브 잡스'.
디자인이란 입는 사람을 배려해야 하고, 옷은 그 사람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는 확고부동한 신념 아래 탄생한 임선옥(IMSEONOC)의 패션 테크놀로지는 그래서 단지 옷이라는 차원을 넘어 살아숨쉬는 듯 발효된 느낌을 준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전통 도자기를 마치 물방울 무늬처럼 표현한 '항아리 패션'은 그녀의 작품 세계를 시각적으로 설명하는 적절한 예가 된다. 작년 10월 경복궁에서 열린 코리아 헤리티지 패션쇼에서 소개된 이후 헤리티지 패션이라 불리며 화제를 모은 '달항아리 무늬'는 전통을 모던하게 해석하면서 시간을 초월한 미적 감흥을 자아냈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시즌을 더하며 재창조되는 미학은 한국 패션계에 신선함을 드높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여느 유명 해외 브랜드나 세계적인 산업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견고한 패션 세계를 구축하는 디자이너의 집념도 아울러 묻어난다. 기술적 혁신에 절묘한 컬러 감각 및 특유의 디자인이 더해진 작품을 그녀는 '핸드 빌트'라 명명했다. 두고 두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집처럼 옷을 짓겠다는 의미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도자기 텍스타일은 독창적이면서도 한국적이라는 정서 또한 아울러 지니고 있는데, 생활 주름 발생을 억제하면서도 몸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옷주름이 잡히도록 하는 소재와 무봉제 기술 및 전통미학이 더해지며 은근히 자부심을 안겨준다.


2012-13 FW 서울 패션위크(Seoul Fashion Week)에서 과학 기술과 접목한 패션을 통해 그 누구보다 혁신적인 작품을 발표한 '파츠파츠PartspArts' 임선옥. 여백과 덜어냄을 통해 옷 입는 사람이 지닌 본연의 개성이 발휘되도록 하겠다는 그녀의 옷 짓기.
   도편수의 영혼을 지닌 그 발걸음, 아마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래 추천 버튼도 꾸욱 눌러주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신고


  1. 핑구야 날자 2012.04.14 21:07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조금 독특한 패션이네요... 현대적인 인상을 강하게 받습니다.

  2. 2013.10.31 22:3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기사 쓸 거리가 있는데 사진 좀 가져가겠습니다^^
    출처그대로 쓸게요 주소도 밝히구요!

    • 하얀 비 2013.11.01 01:1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어디신가요? 소속을 먼저 밝혀주셨으면 하네요.^6

    • 2013.11.14 18:20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아 저는 특허청서포터즈 기자단이구요. 소소하게 특허기사를 쓰고 있어요! 옷에 대한 특허가 너무 생소해 기사로 쓰고 싶은데 사진이 이것밖에 없어서 가져간다고 말쑴드린거에요~ 먼저 어떻게 쓰일지부터 말씀드렸어여 했는데 죄송합니다!


글 구독하기-아래 버튼만 누르면 된답니다.

+RSS FEED 다른 글 읽어보기
 
블코 추천버튼한RSS 추가버튼구글리더기 추가버튼
※패션쇼 5시간전,백스테이지엔 무슨 일이?
※패션쇼에서 만난 스타들
※페트병과 폐그물이 유니폼으로 변신?
※낡은 청바지의 적나라한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