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것은"
초등학교 5학년 사회 교과서에 소개되어 있다, 고 한다. 안타깝게도 학교에서 배웠을(던)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이걸 언제 배웠었나 싶을 정도로 가물한데, 초등 5학년 과정만 마치면 누구나 알고 있어야 할 배경지식이긴 하다. 이를테면 우리 선조들의 여름철 머스트 해브 패션 아이템! 좀더 정확히 짚자면 주로 양반 등 상류층에서 사용한 잇 아이템이다. 짐을 짊어지거나 과하게 팔을 움직일 필요가 없는, 앉아서 책 읽기에 열중하거나 쉬엄쉬엄 걷거나 가마를 탔을 때 유용한 일종의 여름철 전용 속옷이다.

조상들의 여름철 필수 패션 아이템



동글동글한 것이 흡사 엽전을 연상시키는,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시스루 스타일'의 톱. 가느다란 벨트로 앞을 여며 품위 또한 잃지 않도록 했다. 옆선은 트임을 줬으며, 전체적으로 유연한 곡선 형태로서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등나무 넝쿨을 잘라 둥글게 고리를 만들고 다시 이를 하나하나 엮은 뒤 테두리에 고정시킨 이것은 바느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옷이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여 인체에 무해하고 자연친화적 매력 또한 느낄 수 있다. 일부에선 얇은 모시나 삼베 천을 위에 덧달아 이 자체로 외출용 의복으로 활용했다는데, 이것의 이름은 '등배자'다. 등나무로 만든 배자(조끼)라는 뜻. 또다른 표현으로 등에 가볍게 걸쳐 입는다 하여 '등등거리'라 부른다.

체형에 변화가 생기면 테두리를 풀어서 둥근 고리 몇 개를 추가하거나 제거하여 입으면 되고, 어디서든 흐르는 물에 가볍게 담궈 손쉽게 세탁할 수 있으니 지속가능한 패션 아이템 중 하나다. 외출했다가 땀에 젖으면 그 자리에서 물로 씻어 헹구면 세탁이 끝나며, 나아가 나무줄기에 스며든 물이 시원함을 더해주기도 하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우리 선조들은 이 등배자를 몸에 걸치고 그 위에 여름철 의복인 적삼을 입었다. 등배자가 몸과 적삼 사이에 여유를 줘 통기성을 더하고 또한 적삼이 땀에 오염되는 걸 막아주기도 하는데, 더위도 이기고 의복의 오염도 막는 유용한 패션 아이템인 셈이다.

그런데 사진을 보면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적삼 소매 속의 네트 형태로 된 토시가 바로 그것. 등배자와 함께 적삼 안에 받쳐입는 여름철 필수 패션 아이템으로서 역시 등나무 줄기를 활용해 만들었다.

 
이 서로 다른 두개의 원형 고리를 위아래로 대고, 그 사이로 등나무 줄기를 모래시계 모양으로 엮여서 만든 이것 또한 바느질이 전혀 필요없으며, 체형이 바뀔 경우엔 그냥 등나무 줄기를 손으로 펴주기만 하면 되는데 이름은 '등토시'다.

소매 안에 받쳐 입도록 하여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하였고 더불어 의복의 소매가 오염되거나 해지는 것을 방지해주는데, 등나무 넝쿨 아래서 뜨거운 햇살을 피하고, 그 줄기를 엮어 만든 등배자와 등토시로 더위를 식히는 조상들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웬지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만 같다. 여기에 죽부인과 부채를 더하면 금상첨화.


그리고 여인들은 여름철이 되면 장신구에도 변화를 줬는데,
백옥 호도잠과 백옥 가락지, 은비녀, 은가락지가 그 주인공. 시각적으로도 시원함을 더할 뿐만 아니라 장신구로도 계절의 변화와 기운을 느끼도록 했으니 자연과 어울리면서도 더위를 현명하게 극복하고자 했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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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자비 2012.05.01 09:39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벌써부터 더위가 찾아오니 공감가는 글이군요. 아이고 요즘 더위때문에 낮에 글쓰기가 힘들어 졌어요.

  2. 핑구야 날자 2012.05.01 12:09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여름에 참 시원하게 보내는 조상들의 지혜가 엿보이네여

  3. 더공 2012.05.01 21:18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요즘으로 치면 최첨단 공기 순환 구조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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