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을 열면"
입지 못하는 옷이 수두룩하다. 그나마 분기별로 정리해서 이 정도다, 라고 한다면 비효율적인 쇼핑 습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값 싸고 예쁘다며 귀가하는 길에 무턱대고 구입한 옷이 많다면, 또 그 옷들이 여러 이유로 못 입는 옷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꼭 치수가 안 맞아서라기보다는 색상이나 디자인이 나와 전혀 어울리지 않아서 눈을 질끈 감고 외면해버리는 옷들. 미련을 떨치지 못해서라기보다는 차마 자기반성이 뼈 아파서 아직까지 옷장 한 곳을 차지하는 옷들. 혹시 그 원인이 '법'을 몰라서가 아닐까.

확인 못하면 돈만 날려



며칠 전 어머니의 하소연을 들어야했다. 어조는 울분으로 가득하셨고 눈빛은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셨기에 결국 내가 나섰다. 사연은 이러하다.
(참고 : 본문에 사용된 모든 사진은 '사연 속 매장'과는 관계없음)


의외로 무더운 봄 날씨 탓에 동네에서 가볍게 입을 요량으로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가판대에 놓인 여름 옷에 현혹되셨단다. 여유시간이 충분치 않았고 날이 어둑어둑했기에 가게 앞 행거에 놓인 옷을 제대로 살피지 않으시고 결국 장당 5천원에서 만원 정도 하는 티셔츠나 촘촘하게 주름이 잡힌 홈드레스 등을 다섯 벌 정도 사들고 오셨다.


그런데 문제는 홈드레스에 있었다. 길이가 길어도 너무 길어 웨딩드레스 못지 않았던 것. 그야말로 질질 끌고 다녀야 할 정도였는데 수선집에 의뢰하면 구입한 가격에 맞먹는 비용을 지불해야 할 판이었고, 집에서 직접 고쳐 입을까 고민도 했지만 문제는 촘촘한 플리츠 스커트라 수선이 여의치 않았다.

잠깐의 고심 끝에 집에 오자마자 다시 가서 환불을 요구했지만 되돌아온 답변은 '불가능하다'는 외침. 어머니 입장으로선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대략 1시간 30분 전에 구입한 옷임에도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하니 어이없으실 만도 했다.


환불이 되지 않는 이유를 물었더니 '세일 상품이며 수량이 하나밖에 없는 옷들이라 환불이나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사전에 고지했기 때문'이라고. 어머니는 그런 법이 어디있냐며 구입하고 일주일 안에 교환, 환불되는 거 아니냐고 따졌지만 헛걸음이었다.

이 경우 해당 매장의 주장이 옳다는 걸 잘 알기에 하소연을 들은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긴 마찬가지. 다음날 소비자 보호원 상담센터에 연락하여 어머니를 이해시키는 것이 빠른 길이었다. 상담원은 '사전에 교환 및 환불이 안 된다는 사실을 고지했다면 소비자가 이에 동의하고 구입한 것으로 간주되므로 원칙상 교환 및 환불은 안 된다. 원만하게 잘 협의하시길 바란다'며 어머니의 양해를 구했다.


전자상거래(온라인 쇼핑몰)는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구입할 수 없기에 '교환 및 환불 불가'라는 약관이 무효지만, 오프라인은 그렇지 않은 것.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놓지 못하는 어머니를 위해 '내가 환불해 오겠다'며 옷을 들고 나가야 했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께 돈을 내어드릴 수밖에 없었다. (환불 과정의 세세한 진실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 비밀)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같은 실수를 범한다. 나 역시 경험이 있기에 할인 판매하는 옷을 살 때는 신중을 기하는 편이다. 특히 네크라인이 좁은 티셔츠는 입어보고 구입할 수 없는 경우가 있으니 구입 의도와 달리 잠옷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치수를 세밀하게 따져야 한다.


오프라인의 매장에서 '여러 이유로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사전에 공지하는 건 위법 사항이 아니다. 또한 사전에 공지했다면 원칙상 교환이나 환불은 불가능하다. 구매하기에 앞서 치수와 디자인을 잘 고민해보고,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격만 보고 덥석 구입하지 말고 가격표 아래나 행거 주변에 '교환 및 환불에 관한 규정'이 있는지 확인하거나 값을 지불하기 전에 교환 및 환불 규정에 대해 늘 문의하는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

<반품 X>라는 문구를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구입 당시 '인지 불가능한 상황'이었음을 증명할 자료가 충분치 않다면 소비자로서 교환 및 환불과 관련하여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값 싸고 예쁜 옷이라며 들뜬 마음에 무턱대고 구입했다가 후회하지 말고,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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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2.05.11 09:1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반품불가...
    전 아무리 괜찮은거라도 저렇게
    적혀있음 안삽니다.^^;

  2. 사랑해MJ♥ 2012.05.11 10:04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저도 걍 어짜피 잘안입게될거알기에 잘안보게되요....ㅎㅎ

  3. 핑구야 날자 2012.05.11 12:44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오히려 불필요한 소비를 하게 되는걸 조심해야 하더라구요

  4. 지나가다 2012.05.13 16:00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불량품의 교환, 환불은 의무이지만 멀쩡한 상품을 교환, 환불하는건 살때 서로 합의하기 나름이에요. 그러니까 사기전에 단순변심에 의한 교환, 환불은 안된다고 말한걸 듣고 샀으면 그건 환불, 교환 안되는거죠.
    그리고 그러한 구매조건이 맘에 안들면... 안 사면 그만입니다. 그게 소비자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권리입니다. 안 팔리면 판매자는 판매조건을 바꿀 수 밖에 없거든요.

  5. 2012.05.14 00:30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매장 밖에 걸린 싼 옷들은 환불 불가라고 쓰인 것이 많지 않나요? 입어볼 수 없어서 안 사는데요, 다만 같은 환불불가라도 지하철 매장에서 파는 겨울용 점퍼와 코트는 위에 걸쳐볼 수 있었고 거울도 있었기 때문에 사서 두고두고 잘 입고 있답니다. 길거리에서 파는 붙지 않고 넉넉한 반팔티들의 경우는 싼 경우 사도 그닥 후회한 적이 없어요. 편하게 집에서 입으니까요.

    다만 외출용으로 구입하는 경우에 아무리 이뻐 보여도 막상 입어보니 울었다던가 내 체형의 단점만 두드러지게 보여준다거나 피부톤과 정말 안 받는다던가 할 때가 많더라구요. 반면 보기에는 별로인데 재질이 순면이라 입어봤다가 의외로 잘 어울려서 산 적도 있구요. (저런 길거리 옷집 할인 가판대말고 아울렛 등의 할인 매장에서 말이지요.)

    (외양이 아닌 편의를 위한 반팔티 같은 것을 제외하고) 입어볼 수 있고 사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저런 곳에서 사도 괜찮을 것도 같아요. 다만 환불 불가라는 조건을 서로 양해하고 사는 것이니 환불을 시도해본 적은 없어요. 마지막 재고라는데 마음에는 드는데 옷이 튿어진 곳이 있어서 살 때부터 깍아서 산 적은 있지만. ^^ 저렇게 사는 경우 바느질 등을 꼼꼼히 보고 사야지요.

  6. 2012.05.14 00:30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매장 밖에 걸린 싼 옷들은 환불 불가라고 쓰인 것이 많지 않나요? 입어볼 수 없어서 안 사는데요, 다만 같은 환불불가라도 지하철 매장에서 파는 겨울용 점퍼와 코트는 위에 걸쳐볼 수 있었고 거울도 있었기 때문에 사서 두고두고 잘 입고 있답니다. 길거리에서 파는 붙지 않고 넉넉한 반팔티들의 경우는 싼 경우 사도 그닥 후회한 적이 없어요. 편하게 집에서 입으니까요.

    다만 외출용으로 구입하는 경우에 아무리 이뻐 보여도 막상 입어보니 울었다던가 내 체형의 단점만 두드러지게 보여준다거나 피부톤과 정말 안 받는다던가 할 때가 많더라구요. 반면 보기에는 별로인데 재질이 순면이라 입어봤다가 의외로 잘 어울려서 산 적도 있구요. (저런 길거리 옷집 할인 가판대말고 아울렛 등의 할인 매장에서 말이지요.)

    (외양이 아닌 편의를 위한 반팔티 같은 것을 제외하고) 입어볼 수 있고 사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저런 곳에서 사도 괜찮을 것도 같아요. 다만 환불 불가라는 조건을 서로 양해하고 사는 것이니 환불을 시도해본 적은 없어요. 마지막 재고라는데 마음에는 드는데 옷이 튿어진 곳이 있어서 살 때부터 깍아서 산 적은 있지만. ^^ 저렇게 사는 경우 바느질 등을 꼼꼼히 보고 사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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