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에 갔다."
시간이 정지한 듯했던 그곳은 천천히 끓는 물처럼 변하는 중이다. 핸드메이드 모자, 핸드메이드 가죽 가방, 핸드메이드 타이 등 북촌 특유의 공예 정신을 물려받은 새로운 사람들이 3평 남짓한 공간에 각각 터를 잡았다. 중앙고등학교 코앞에서 타이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분과 술잔을 기울이며 나눈, 가까운 시일 내에 이곳은 핸드메이드 특화 거리가 될 것이라는 얘기. 기분 좋은 변화다. 그러면서도 북촌 계동길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는 한결같다.

놀러 온 사람과 주민이 길바닥에 앉아 함께 담소를 나누는 풍경도 늘 정겹다.

북촌에서 만난 다섯 사람


커피 가게 창가 아래 놓인 자전거와 식물들은 누구든 사진 예쁘게 찍고 가라며 주인이 특별히 배려한 데코. 활짝 웃으며 얘기하는 모습에 북촌의 정서를 느낄 수 있었다.

길가는 사람마다 한번씩 발걸음을 멈추고 꼭 사진으로 담아가는 북촌 가정식 백반 카페의 야외 디스플레이. 모형이 아닌 실물이다. 그날 그날의 반찬 종류를 미리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다. 결국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 상 차려 먹었다.

그리고 그렇게 북촌 곳곳을 거닐다 만난 다섯사람들.

호주에서 왔다는 그녀는 지금 무척 슬프다고 했다. 북촌을 떠나는 사람이다. 어깨, 그리고 양손 가득 짐가방을 들고 공항리무진을 기다리는 중. 복고풍 의상과 선글라스, 헤어스타일, 여행가방 등 떠나는 사람의 분위기가 한눈에 들어와 달려가서 촬영을 부탁했는데, 그 모습을 처음부터 지켜보던 그녀는 활짝 웃었다. 곧 다시 한국에 오고 싶다는 말과 함께.

티나게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하게 자신만의 멋을 발산하던 분.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를 둘러보던 그녀는 밝은 회색과 연한 청색의 만남이 아침이슬처럼 영롱해질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한다. 소품을 좋아하는 취향은 목걸이와 여러 종류의 팔찌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이를테면 옷차림은 소박하게, 액세서리는 살짝 돋보이게 코디. 목걸이는 그 중에서도 오늘의 잇 아이템.


외모뿐만 아니라 스타일도 닮은 두 분. 휴대전화 케이스가 한눈에 띄었다. 편안한 옷차림과도 무척 잘 어울리는 액세서리. 여기에 전통다과 박스는 의외로 포인트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 그래서 특별히 팔에 걸고 포즈를 취해달라고 부탁하며 찰칵. 소박한 감성이 북촌과 잘 어울리던 분들이었다.

북촌 길바닥에 앉아 30여 분 동안 옛날 이야기를 전해주시던, 동숭동에서 북촌으로 이사해 한옥에서만 반세기 이상 생활하셨다는 할머니. 북촌에 얽힌 온갖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시던 중 바지 허리춤에서 꺼낸 히든 아이템에 그만 눈을 떼지 못했다. 수련이 연상되는 모양의 이것은 알고보니 핸드메이드 동전지갑.

역시 북촌 할머니는 달라, 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찰칵.

이날 하루 동안 북촌 길거리에서 만난 다섯 분은 분위기가 서로 달랐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자신만의 삶의 향기가 스타일 너머로 소박하게 묻어났다는 점.
  마치 길가 의자에 앉아있는 화분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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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니양 2012.05.25 09:4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인사동,신사동도 너무 바글거리고, 요즘은 북촌과 삼청동이 좋더라구요..ㅎㅎ 사람이 많지 않고, 개발대신에 들쑥날쑥한 멋이 있는 동네같습니다^^

  2. 핑구야 날자 2012.05.25 12:16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스타일보다 웃는 모습이 더 좋은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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