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골목길을"

걸었다. 뜨거운 햇살 탓에 결국 집에 돌아와선 탈진했지만, 자기만의 스타일을 은은하게 발산하던 분들을 만나뵐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다. 거리에서 만난 그들은 한순간의 유행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개성이 명확했고, 분명한 라이프 스타일을 지녔으며, 잡지나 신문에서 쉴 새 없이 쏟아내는 '홍보를 정보로 가장한' 스타일링 팁과도 멀찍이 떨어져있었다. 하루 반나절 동안 길거리에서 만난 그들의 스타일. 지금 바로 만나보자.


스트리트 스타일 : 도시의 골목길



온가족과 함께 삼청동 골목길 나들이에 나선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발걸음을 딱 멈추고야 말았다. 소재가 어우러지는 가방과 웨지힐 슈즈, 그리고 티나지 않게 빛을 반사하는 금색 액세서리 및 고전적인 자수가 매력적인 드레스와 긴 머리카락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꽤 오랫동안 이같은 스타일을 추구해 왔다는 것은 바로 그러한 조화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올리비아 핫세, 또는 영화 '아델 H의 이야기'에 출연한 이자벨 아자니를 떠올리게 하는 고전적인 스타일. 삼청동 돌담길과도 잘 어울렸다.



골목길에 갑자기 등장한 바이커는 로맨틱한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속도를 멈췄다. 특별히 멋을 내진 않았지만 오후의 한가함을 만끽하는 분위기가 눈길을 끌었던 그는,



인사동의 유명한 퓨전 음식점 '사과나무'의 셰프. 쉬는 시간, 잠깐 짬을 내어 자전거를 타고 삼청동 골목길에 위치한 단골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른 것. 안전모와 고글까지 잊지 않은 그를 통해 느낀 건 건강한 휴식이 주는 어떤 분위기. 명함을 건네주며 '사과나무'에 들르면 셰프를 찾아달라는 인사와 함께 그는 다시 자전거를 타고 떠났다.



정독도서관 옆길, 키엘 부티크를 지나 그대로 쭈욱 올라가면 고즈넉한 커피숍을 만나게 된다. 그야말로 골목길 분위기가 물씬 풍기던 그곳에서 캐주얼한 신사는 노트에 뭔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었다. 유모차가 눈에 띄어 '아기는 어디에 있는지' 여쭤보니 커피숍 인근에서 엄마와 노니는 중.


똑 들어맞는 시원한 느낌의 셔츠와 슬립온 슈즈에선 여유로움 또한 한껏 느껴졌는데,



알고보니 그는 건축가. 한적한 분위기를 발판삼아 디자인 영감을 노트에 스케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른바 예술가의 휴일이다.



정독도서관 의자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발걸음을 돌려 삼청동 레스토랑에서 끼니를 해결한 뒤 돌아나오다가 만난 분.



헤어 컬러와 회색빛 드레스, 목걸이와 가방 및 부츠. 그리고 반지 등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스타일에 한눈에 반한 나머지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사진 촬영을 부탁드렸다. 따님과 함께 나들이 중이셨는데 적당한 촬영 장소를 물색하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으셨다. 무엇보다 돋보였던 것은 컬러와 어우러지는 짧은 길이감의 헤어. 그래서 옷차림은 마치 헤어 컬러를 위해 준비한 것처럼 느껴졌는데, 단아하면서도 세련된 아름다움이 여운을 남긴다.



나날이 북적이는 삼청동 골목길의 수많은 인파. 지인과 함께 그 사이를 걸어나오던 그녀 역시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나는 반사적으로 인사를 건네며 황급히 촬영을 부탁드렸다. 귀고리와 목걸이, 팔찌와 반지 등 액세서리가 유독 눈길을 끈 그녀는 삼청동에서 액세서리 숍을 운영하는 중. 층을 낸 맥시드레스와 밀리터리 분위기의 외투는 레이어드한 액세서리와 한짝인 듯 어울렸는데, 그 중에서도 목걸이를 레이어드한 솜씨는 감탄을 자아낸다.


흉내내기조차 힘들 만큼.



삼청동 골목길을 지나 가회동으로 넘어갈 무렵 마주친, 짐가방을 끌며 게스트 하우스 앞에서 주소를 확인하던 어떤 분.



그녀는 홍콩에서 왔다.

흰색 상의 위에 걸친, 쓱쓱 잘라낸 듯한 밑단이 인상적인 회색 튜닉 드레스가방 스트랩에 돌돌 말아 묶어버린 카디건은 한옥 게스트 하우스와 묘하게 잘 어울렸다.



화이트 셔츠와 베이지 치노 팬츠, 그리고 보트 슈즈. 그 사이에 위치한 심플한 골드 브레이슬릿과 앙증맞은 타투는 한적한 카페의 운치를 더욱 살려주고 있다. 이를테면 내면의 분위기로 스타일을 완성한 분.



삼청동 골목길을 거닐다 마주한, 건물 외벽에 장식한 어느 조각가의 설치 작품.

오늘 소개한, 골목길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 또한 이처럼

건물 외벽을 장식한 예술작품 못지 않게 저마다의 스타일로 

  도시의 휴일을 아름답게 살린 분들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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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핑구야 날자 2012.06.04 12:08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멋진 패셔니스타들이네요.. 일상에서 보면 참 멋진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2. amuse 2012.07.08 14:5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오호 패셔니 스타들이 많군요 삼청동에~~ 개인적으론 첫번째 여성분이 제일 멋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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