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룰즈의 프로듀서 겸 멤버인"

서로(Soro)의 강렬한 디제잉은 지난 2012 S/S 강기옥 패션쇼 무대에 깜짝 등장해 런웨이 위에서 신의 경지에 오른 춤실력을 자랑했던 비욘세 <싱글레이디>의 안무가 '존테 모닝' 못지 않게 경쾌했다. 그리고 이 장면들은 이제 디자이너 강기옥(KIOK)의 새시대를 상징하는 일종의 팬서비스가 되었다. 몇 안 되는 진보적인 데님 디자이너 강기옥의 쇼는 이렇듯 경쾌함으로 요약된다.


여신들의 패션쇼, 그 짜릿한 아름다움


몇 시즌 동안의 공백기를 거쳐 2011-12 F/W 런웨이 쇼로 신호탄을 쏜 뒤, 2012 S/S 패션쇼로 화려하게 서울컬렉션에 컴백한 강기옥 디자이너는 컴백과 동시에 미디어는 물론 패션계의 지대한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경이롭다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을 만큼 창의적이면서도 혁신적인 작품들이 런웨이를 수놓았을 땐 과연 30여 년 경력을 자랑하는 실험적인 패션디자이너다웠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레용 리'를 비롯하여 비디오 아티스트 'Marie Vic', 그리고  'WE ARE OWLS'와의 프린트 협업 등 뉴욕의 젊은 아티스트들과의 콜래보레이션은 컬렉션의 방향성 또한 엿보게 한다. 강렬한 비트, 역동적이면서도 판타스틱한 런웨이 디렉션 등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진보하겠다는 의지와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같은 소망은 작품을 통해 구체적으로 발화되고 있다.



지난 두 시즌(2011-12 F/W, 2012 S/S) 동안 작품 속에 아름아름 녹여냈던 플리츠 디테일을 극대화시켜 다양한 소재와 접목한 2012-13 F/W 컬렉션은, 과거 실험성으로 중무장하며 세인의 주목을 이끌었 데님 컬렉션의 클래식한 진일보였다. 빈티지 데님과 시어링 재킷이 결합한 가죽 외투는 그저 워밍업.



슈퍼모델 이현이가 어깨에 걸친 데님 베스트는 소매를 앞판으로 옮겨다놓은 것. 전위적이면서도 웨어러블한 위트가 돋보인다. 톱모델 강승현이 플리츠 시스루 팬츠 위로 두텁게 입은 톱은 데님을 블렌딩한 니트. 청바지와 청재킷, 청남방 등으로 요약되는 데님의 범주를 디자이너 강기옥은 이렇듯 맘껏 확장시키는 재주를 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설지 않고 신기할 정도로 익숙하게 다가온다.


마치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상경하여 오랜만에 차려주신 밥상을 마주하듯 그렇게 디자이너 강기옥은 쇼를 찾은 관객들에게 작품을 선보였다.



베스트를 걸친 듯 앞판과 소맷부리에 데님을 패치한 블라우스, 실키한 와이드 팬츠와 함께 스타일링한 빈티지한 데님 니트 톱 등 2012-13 F/W 컬렉션을 통해 디자이너 강기옥은 클래식한 페미닌 룩에 데님을 다양하게 변주시켰다.


전통자수를 청바지에 새겨넣거나, 데님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인어공주로 사람들의 눈을 멀게했던 예전의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오히려 더 과감해졌다고 슬쩍 귀띔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데님을 요리하는 방식 자체가 10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준다. 물론 미스터 뱅뱅을 부르는 걸그룹 달샤벳은 여전히 예전 그 느낌 그대로의 강기옥 데님 룩을 입고 무대를 누볐지만, 런웨이에 올린 작품은 이렇듯 데님을 3차원적으로 해석해내고 있다.



스타일링 역시 눈에 띄게 달라졌다.


저지 톱 및 플리츠 시스루 팬츠와 믹스매치한 데님 재킷, 블랙 데님 팬츠 위로 빈티지 화이트 데님이 장식된 가죽 재킷을 더한 블랙 앤 화이트 패션, 라펠을 봉긋 두번 접어 스티칭으로 효과를 낸 재킷과 플리츠 시스루 톱, 그리고 가죽 패치가 돋보이는 화이트 데님 팬츠 등 다양한 소재와 무드 속에 데님을 녹였다. 한때 컬렉션 전체를 '올 데님, 온리 데님'으로 꾸몄던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더블페이스트 메리노에 거칠고 빈티지하게 패치한 두터운 니트, 두번 접은 데칼코마니 라펠, 풍성한 오뚜기 실루엣은 디자이너 강기옥의 실험정신이 스타일의 형태미와 장식미·패브릭의 재창조를 겨냥하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뿐만 아니다.



과거 컬러풀하고 펑키한 장식이 인상적이었던 이른바 '데님 여왕' 강기옥의 실험성은 이제 데님이라는 한정된 패브릭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재에 자신의 DNA를 이식 중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래서 컬렉션의 테마는 'MIX IT AND MAX IT'.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컬렉션의 영감이었다는 고백처럼 쇼는 정갈함 속에서 무거운 소재와 가벼운 소재, 방향이 서로 다른 패턴이 만나 일으키는 시너지 효과 등 디자이너의 새시대를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었다.


때론 옛것의 이미지가 새것과 만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데님을 자유롭게 조리하던 솜씨대로 가죽의 밑단을 사각사각 썰어낸 것. 데님이 지닌 자유분방한 정신을 고스란히 가죽에 주입한 것이다. 다소 혼란스러울 법도 한 재단법이지만 플리츠드레스는 이를 훌륭히 떠받치는 테이블이었다. 다시 한번 MIX IT AND MAX IT을 되새기게 하는 대목이다.



입는 이의 감성에 따라 찢기고 색이 바래는 데님마냥 가죽 재킷도 데님의 혼을 훌륭히 소화해내는 모습. 2012-13 F/W KIOK(키옥) 컬렉션의 중후반부를 수놓은, 제멋대로 밑단을 썰어낸 재킷의 향연은 이처럼 스타일은 물론이고 디자이너의 아이덴티티마저 더욱 풍성하게 채워주었다.



쇼의 마지막은 실크 태피터와 실크 쉬폰 등으로 고급스럽게 직조한 다양한 실루엣의 플리츠 드레스 퍼레이드. 지난 두 시즌 동안 찔끔찔끔 무대에 올렸던 플리츠 디테일이 그야말로 대란을 일으키며 쇼는 피날레로 향했다.



여신들의 런웨이를 보는 것마냥 짜릿한 아름다움.


강기옥의 2012-13 F/W KIOK(키옥) 컬렉션은 이처럼 일렁이는 드레스 자락마냥 디자이너 자신의 변신과 혁신으로 물결친 패션쇼였는데


   앞으로도 예상할 수 없는 풍성함으로 가득찬 컬렉션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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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피선샤인 2012.07.01 11:23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예쁜 옷도 있고, 조금은 친근한 옷도 있네요~

  2. 핑구야 날자 2012.07.02 08:08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패션이 참 다양하군요,, 계절을 넘나드는 컬렉션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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