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웨이에 난데없이 로켓이"

등장했다. 그러니까 그것은 사실, 입을 수 있는 로켓이다. 이를테면 로켓 패션. 앞판, 뒤판, 셔츠, 바지 등등 성냥갑 속 성냥개비 못지 않게 옷 전체 가득 새겨넣은 우주 로켓 불꽃 프린트 옷들은 그 중에서도 스파이더맨이 탐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어메이징했다. 로켓 윙을 그대로 흉내낸 톱모델 한혜진의 페플럼 벨트는 패션쇼가 끝나기 무섭게 꽤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었는데, 이효리가 얼마 전 '유앤아이'에서 걸치고 나오기도.


로켓 패션



모델 한혜진의 머리에 장식된 꽃꽂이 헤어 밴드마저 매력적이었던 부부 디자이너 '스티브 J & 요니 P'의 2012-13 F/W 컬렉션. 적어도 내가 기억하기론 서울패션위크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쇼였다. 심지어 포토월은 그야말로 기자들이 산을 만들었을 정도. 어느 기자는 '연말 시상식이야?'라고 푸념했을 만큼 스타들이 줄지어 입장했었는데, 쇼에 대한 기대감과 절친 디자이너 배승연(요니 P)에게 축하를 건네고자 몸에다 슬쩍 낙서 좀 했던 이효리는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응원 한번 제대로 빵 쏴주셨다.



글로벌 톱모델 혜박의 로켓 윙 페플럼 벨트와 로켓 불꽃 프린트 츄리닝. 츄리닝만 입고 운동 좀 하다가 가방 속에서 페플럼 벨트를 꺼내 허리에 두른 뒤 곧장 약속 장소로 달려가도 무리없을 만한 아이템이다. 스포티한 매력과 여성미를 두루두루 갖춘 실용적인 복장으로서, 동네 슈퍼 앞 자그마한 오락기 앞에 쪼그려 앉고서 한 게임하고 가면 금상첨화.



톱과 스커트, 팬츠 등 로켓 불꽃 프린트는 다양하게 활용되며 쇼를 풍요롭게 이끌었다. 멀리서 보면 흡사 거미처럼 보인다는 점은 이 무늬가 지닌 재능 중 하나.



희뿌옇게 투명한 비닐 봉다리마저 명품 가방 부럽지 않게 만든 히든 액세서리 '장난감 로봇'. 휴대품이 없다면 허전한 손을 채워줄 용도로 가방 못지 않은 미감을 훌륭히 소화해낸다. 물론 컬렉션의 콘셉트를 분명히 할 목적으로 사용된 장치적 요소이지만, 패션 판타지로서도 손색없는 모습이다.


성숙한 여인이랑 앙증맞은 로봇 장난감이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하고 감탄해 마지 않았던 스타일링이었는데, 만약 바비인형을 들고 나왔다면 꽃꽂이 헤어밴드랑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난감한 분위기가 연출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슬쩍 곁들인 유쾌한 순간들.



탄탄하게 퀼팅된 패딩 아이템과 방화복을 닮은 점퍼는 우주인의 복장을 패셔너블하게 풀어낸 옷들. 퓨처리즘을 표방한 컬렉션이지만 이처럼 현대인들의 일상과 우주 판타지를 적절하게 뒤섞은 점은 이번 컬렉션의 장점이다. 우주여행 떠나는 사람들의 패션이라는 동심어린 상상. 패션으로 즐기는 소소한 공상의 즐거움이 느껴진다.



장소가 어디든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여성복이 갖춰야 할 미덕 중 하나는 곧 섹시함. 대부분의 룩에 공통적으로 첨가된 '삐져나온 페이크 란제리 자락'은 우주인뿐만 아니라 외계인의 눈길 또한 사로잡지 않을까. 르 퍼펙토 재킷에서부터 데님 셔츠에 이르기까지 어떤 아우터를 걸치더라도 그 사람의 분위기를 관능적으로 이끄는 매력이 바로 저 작은 디테일에 숨어있다, 고 감히 말해본다. '깨알같아도 효과는 만점!'.



불꽃의 컬러 그라데이션을 닮은 니트 톱은 프로포션 역시 길고 슬림하게 이끈다. 와이드하면서도 탄력적으로 처지는 어깨선은 아마 얼굴도 작아보이게 해줄 듯. 우주에서도 비율은 소중하니까 놓칠 수 없는 스타일 요소다.



그러고보면 이번 컬렉션에서 '불꽃'은 참 폭넓게 응용되었다. 앞서 살펴본 프린트를 비롯하여 자수, 우주 로켓을 스파클링 스타일로 대놓고 집어넣은 톱, 로켓 와펜 장식, 당장이라도 날아갈 기세인 모자, 흡사 번개마냥 밑단을 정리한 스커트처럼 역동적으로 되살아난 '우주로켓 불꽃'은 눈을 똥그랗게 뜨게 만든 스페셜 디테일.



'and the moon came nearer―.' 2012-13 F/W <스티브 제이 앤 요니 피> 컬렉션의 테마는 우주여행이라는,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쯤 꿈꿨을 만한 환상을 이렇듯 패션으로 풀어낸 쇼였다. 그렇다고 마냥 판타지만 담아내지 않고 실용성과 미적 새로움을 추구하여 흥미로운 패션 경험을 선사해주고 있는데―,


   부부 디자이너의 즐거운 패션 놀이를 앞으로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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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춥파춥스 2012.07.04 07:41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완전 제 스타일 옷이예요*_*
    좋당♥

  2. 핑구야 날자 2012.07.05 08:11 신고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소품이 참 재미있는 패션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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